[리뷰] 왜 아프간 전쟁은 16년 동안 종식되지 않는 걸까

입력 2017-05-2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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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워 머신’ 리뷰

아프가니스탄에 4성 장군 ‘글렌 맥마흔’(브래드 피트)가 온다. 높은 학력에 여러 전장을 치르며 성공가도를 달린 맥마흔은 아프간 주둔 미군 및 연합군 총 사령관이 되고 병력 충원을 요구하지만 아프간에 대한 병력을 최소화하려는 미국 오바마 정부와 대립하게 된다. 병력 증가로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점령해야만 지역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맥마흔은 언론을 이용해 오바마 정부를 깎아내리고 유럽을 돌아다니며 연합군을 모으려 한다. 그러던 중 프랑스 파리에서 소개 받은 롤링스톤지의 기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실어주겠다는 말에 그와 함께 베를린까지 함께 한다.

기자 마이클 헤이스팅스의 저서 ‘더 오퍼레이터(The Operators)’를 원작으로 한 ‘워 머신’은 실제 2009년부터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스탠리 맥크리스털이 겪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워 머신’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지도 않았고 포탄이 터지는 전쟁터를 그리지도 않았다. 전쟁을 발발시키고 진행시키는 거대한 메커니즘, 즉 군대 수뇌부, 중간 장교, 말단 병사들은 물론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 관료 등을 들여다봄으로써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묻는다.

브래드 피트는 ‘워 머신’의 중심인 ‘글렌 맥마흔’ 장군을 맡으며 부조리한 전쟁의 의미를 그대로 전달한다. 스스로는 잘났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위엄 하지 않은 군인을 표현하기 위해 브래드 피트는 바보 같은 조깅 자세와 미간과 눈썹을 이용해 자만심이 가득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에 초반에는 전쟁터한 가운데서 코믹함을 유발한다. 그리고 민간인들에게 “학교와 필요 시설을 지어주겠다”며 “미군은 너희의 안보를 위해 있는 것”이라고 전쟁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지만 “당장 여기서 나가달라”는 무참한 거절에 넘치던 포부가 볼품없이 꺾이는 모습도 보인다.

한편, 독일 기자로 출연했던 틸다 스윈튼은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글렌 맥마흔이 반란군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병력 증가가 필요하다고 베를린에서 발표를 하는 장면에서 틸다 스윈튼이 분한 독일 기자는 “9 ·11 참사를 저지른 ‘탈레반’은 딱 한 번 언급이 됐다”라며 지금 벌이려는 전쟁은 글렌 맥마흔의 명예만을 높여줄 뿐이라고 지적하며 더 깊숙하게는 전쟁이 도대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16년 동안 끝이 나지 않는지 궁극적인 물음을 던진다. 5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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