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탑 주치의, 경찰vs가족 입장차 해소…“회복이 열쇠” (종합)

입력 2017-06-07 1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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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주치의, 경찰vs가족 입장차 해소…“회복이 열쇠”

설왕설래하던 빅뱅 탑(T.O.P, 본명 최승현)의 ‘의식불명’ 입장 차가 일부 정리된 듯하다. 탑이 입원 중인 이화여자대학교 부속 목동병원(이하 이대목동병원)이 7일 오후 브리핑에 나서면서부터다.

김한수 이대목동병원 홍보실장(교수)은 이날 브리핑에서 “환자(탑)는 지난 6일 오후 12시 30분경 이대목동병원에 도착했다. 당시 환자의 의식은 깊은 기면 상태로, 혼미의 상태였다.동공이 축소돼 있었고 빛반사가 감소됐다. 또 혈압이 144에 108, 맥박이 208 수준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그래서 저산소증, 고이산화탄소증을 동반한 호흡부전을 보였다”고 탑의 입원 당시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인한 호흡 곤란으로 판단했고, 응급중환자실로 이동해 치료를 했으나 당장은 나아지지 않아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했다. 금일 이산화탄소증은 해소됐으나, 현재도 기면 상태다. 또 정신의학과 면담을 시도했으나, 기면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아 정상적인 면담은 진행하지 못했다.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면 면담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김용재 신경과 교수는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했다. 지금은 심의학적 진단을 했는데 자극을 주면 반응은 하지만 집중을 하지 못해 아직은 의식이 명쾌하게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응급 중환자실에 입실한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병원에 올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호흡정지가 올 수 있어 응급 중호나자실에서 치료했다”며 “명확히 의식이 깨지 않은 상황이라 중환 자실에서 치료는 아직 필요한 상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서 계속 지속이 되는 상태라면, 기관 삽입도 고려하고 있었다. 추적검사를 하는 동안 아주 조금씩 호전이 돼 기관 삽입까지는 아니고 지켜보고 있었던 거다”고 전했다.


이어 탑의 주치의인 이덕희 응급의학과 교수는 탑의 의식을 잃게 한 원인으로 신경안정제에 속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벤조디아제핀을 언급했다. 이덕희 교수는 “검사 결과 벤조디아제핀이 검출됐다. 벤조디아제핀은 신경안정제로 많이 사용되는 약이다. 수면제와는 또 다른 약이다. 항우울제로 이용한 약물”이라며 "이를 과량 복용해 지금같은 상태라고 보고있다. 다만 정확히 몇알을 먹어야 기면 상태가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탑이) 정확히 얼마만큼 먹었다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복용량은 환자의 진술에 의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데, 의식상태가 명확하지 않아 그냥 많이 먹었다고만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대목동병원 측은 경찰과 가족간의 입장 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김한수 홍보실장은 “예를 들어 술에 과도하게 취해도 의학적으로는 ‘의식이 명료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있던 거 같다”고 했다. 김용재 교수 역시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환자가 바늘로 찌르는 것과 같은 깊은 자극이 있을 때만 움찔하는 정도였다. 지금은 호전돼 눈을 뜨긴 한다. 하지만 이를 지속하지 못하고 다시 눈을 감는 상태다. 보통 잠에서 막 깼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명료하지 않은 의학적인 부분에서의 해석이 경찰과 가족간의 입장 차를 낳았다는 병원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탑의 회복이다. 공판 일정이 공개된 만큼 그가 공판에 직접 나설 수 있는지 여부도 모두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이덕희 교수는 “수면제 복용으로 인한 사고는 (회복 속도가) 나이에 따라 다르다. 똑같은 약을 먹었어도 젊은 사람은 좀 더 빠르게 회복는 등 편차가 있어 정확하게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특별한 합병증이 없으면 대개 1주일 내에 회복이 된다”고 말했다.

김용재 교수 역시 “저산소증으로 뇌손상이 오거나 하진 않는다. 다만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자기도 모르게 호흡정지가 오고, 그로 인한 뇌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호흡부전으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지속적으로 결과를 지켜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즉, 탑의 회복은 언제쯤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다만, 탑의 빠른 회복이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을 종식시킬 것이다. 또 자신의 잘잘못에 대한 법의 판단도 불필요한 논쟁 없이 내려지지 않을까 싶다. 현재는 탑의 회복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가장 빠른 길이다.

한편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 연습생 한모 씨와 총 네 차례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를 받는 탑은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악대 소속 의무경찰(이하 의경)로 복무 중이었으나, 5일 4기동단으로 전출됐다. 관련 보직이 적합하지 않다는 서울경찰청의 판단에서다.

그러나 4기동단으로 전출된 이후 탑은 6일 부대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병원 측은 평소 복용하던 신경안정제 과다복용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탑은 이틀째 정확한 인지 능력이 없는 상태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은 오는 29일 오전 탑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진행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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