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박열’ 이준익·이제훈·최희서 시대 뚫고 온 ‘아나키스트’ (종합)

입력 2017-06-13 16: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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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이제훈, 최희서가 영화 ‘박열’을 통해 진정성을 담은,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관을 스크린에 내놓았다.

13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언론시사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이제훈, 최희서가 참석했다.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제훈이 일본 제국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불량 청년 ‘박열’을 맡았고 최희서가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을 맡으며 ‘동주’에 이어 이준익 감독과 함께 한다. 이 외에 ‘미즈노 렌타로’역에 김인우, 조선의 신문기자 ‘이석’역에는 권율, 박열과 후미코를 돕는 불령사의 아나키스트 ‘홍진유’역에는 민진웅이 참여한다.

이준익 감독은 실존 인물인 ‘박열’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나치게 미화를 하면 왜곡이 되고 폄하를 하면 또 안 된다. 왜곡과 날조를 배제하고자 어렵고 위험한 선택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박열’ 열사의 후손 분은 아직 살아계신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박열 열사의 활약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시대를 닮으려면 실존인물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에 박열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소한 제작비로 영화를 만들었던 이 감독은 “적은 예산으로 이 영화를 찍는 것이 제 목표였다. 제작비를 많이 찍을 수도 있겠지만 실존 인물을 최대한 고증을 거쳐서 찍기 위해서는 과도한 제작비는 방해가 됐다. ‘박열’과 ‘후미코’의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최소의 조건으로 찍어야만 그들의 진정성을 깊숙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제 뜻이었다”라고 말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이제훈은 “처음에 이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삶과 박열이 당시 느꼈던 상황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자유와 평등, 인간의 삶에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에 있어서 박열은 시대의 아픔을 개인적인 해소에 그치지 않고 고국의 희망이 되길 바랐던 것 같다. 또한 그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연기를 하며 관객들과 공감하고 의미가 있길 바란다. 그런 부분이 조금 맞닿아 있는 게 아닌가. 박열을 연기해냈을 때 내 마음이 투영이 돼서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살아가며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박열을 통해 돌아보고 자존감을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기를 하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메시지가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제훈은 “제 그릇으로는 연기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일본어도 많았고 이 연기를 해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본질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박열 열사가 무엇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를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를 잘 전달하기 위해 모자르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감정선을 잡는게 가장 어려웠다. 매 테이크마다 신중하게 촬영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제훈의 모습을 본 최희서는 “20, 30대 한국 남자 배우 중에 박열과 닮은 배우가 누구일지 묻는 물음에 한치에 망설임도 없이 이제훈이라고 답했다. 드라마를 통해 말끔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제훈을 보면 ’파수꾼’, ‘고지전’에서 보인 날카로운 눈빛이 뇌리에 깊이 박혀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에서 대사를 읊으며 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훈이 없으면 박열은 있을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이제훈 씨 팬이였고 내가 첫 주연작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촬영장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본인이 나오지 않은 장면이지만 내가 더 좋은 연기를 펼치고자 도움을 많이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제훈 역시 “최희서는 10년 전에 독립영화를 처음 봤다. 연기를 정말 잘해서 보석 같은 배우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이 영화를 한다는 소식에 완벽하게 잘 해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가네코 후미코는 최희서만 할 수 있는 역할이었다. 이 사람 밖에 떠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박열을 보고 나서 최희서를 더 기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훈은 "‘박열’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권력에 대한 부조리함에 대한 생각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길 바란다. 또 스스로 박열 열사를 보면서 스스로 논리정연하고 생각체계를 잘 갖춰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많은 것을 느끼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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