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뮤직] “관행 타파”…지드래곤 USB 둘러싼 가온·YG 공통 의견

입력 2017-06-19 10: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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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뮤직] “관행 타파”…지드래곤 USB 둘러싼 가온·YG 공통 의견

결국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는 음반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온차트는 이번 지드래곤 USB를 CD로 고착화된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로 의미를 대신했다.

지드래곤의 '권지용' USB 음반 논란은 지드래곤이 솔로 앨범을 USB로 발매한 것에 대해 음반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이하 음콘협)의 의견에서 비롯됐다. 음콘협은 지드래곤 USB를 실행시키면 특정 인터넷 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을 문제 삼고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반면 한터차트는 이를 음반으로 인정하고 집계를 진행한다.

이에 가온차트는 19일 "권지용 USB를 저작권법상 전송(다운로드 서비스)이라고 판단했다. 고로 상기 상품은 디지털 차트와 다운로드 차트에 반영할 것이다. USB에 음을 고정해서 출시할 경우는 바로 앨범판매량에 집계토록하겠다"고 음반 집계에서 제외할 뜻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도 “이는 현 정책체제하에서의 미봉책일뿐 향후 문체부, 대중음악산업계 등과 충분하게 상의하여 새로운 차트 카테고리의 개발 등 뉴미디어 상품이 보다 일관성있게 차트에 반영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다양한 형태의 음반 매체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약속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가온차트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YG는 동아닷컴에 “지드래곤의 의견대로 중요한 건 음악이다. 다만 음악을 담는 방식을 고전적인 형태로 가두는 것과 시대에 맞지 않는 집계 방식은 조금 아쉽다”며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고, IT 와 기술발전의 속도는 세상 보다 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 구하기도 힘든 카세트 테입과 CD로 음반 판매와 집계를 한정지으려는 기준이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음반 판매량 집계와 무관하게 USB 발매 의사를 고수했다.

‘권지용’ USB는 음반으로 인정받지 못했을지언정 링크를 통한 콘텐츠 확장 면에서 음반 업계에 고민거리를 안겼다. 기존 매체인 CD보다는 음반의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USB에 담긴 링크를 통해 소비자 선택에 따라 미니앨범 ‘권지용’ 수록곡 다운로드는 물론 뮤직비디오, 사진 등을 담을 수 있다. 다운로드 횟수는 무제한이며 한 번 다운 받으면 영구 보관된다. 소비자가 직접 음반을 구성하는 셈이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역시 “'권지용' 앨범에 대한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USB를 구매한 소비자에 한하여 콘텐츠를 소유할 수 있는 구성”이라고 링크를 건 이유를 설명했다.

가온차트 역시 권지용 USB가 관행을 타파했다는 데는 동의, “본 상품에 대한 앨범 여부의 논란을 자치하고라도 이러한 시도가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의미있다. 수십년간 고착화되었던 음악 시장에 권지용 및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분들이 던진 화두에 저희 가온차트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이런 아티스트와 제작사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저작권 신탁범위 선택제 도입을 통해 특정 상품이나 앨범 프로젝트에 관련해서는 신탁단체의 사용승인 규정이란 구시대적인 제약에서 벗어나서 아티스트와 제작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례가 없기에 ‘권지용’ USB를 둘러싼 논란에는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옳고 그르다는 이분법적 판단 역시 위험하다. 시대 흐름에 따라 LP, 테이프, CD, 디지털 음원으로 앨범의 정의가 변했고 링크를 건 USB가 아니더라도 음반을 구성하는 방식은 '언젠가' 또 변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가온차트의 입장처럼 이번 '권지용' USB는 음반에 대한 범위 확장을 고민하게 하는 시발점이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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