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인간에 대한 도리”…‘택시운전사’ 아픈 시대 넘은 희망 (종합)

입력 2017-06-20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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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그리고 장훈 감독이 아픈 역사를 담아 스크린에 펼쳤다.

20일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제작 더 램프(주)) 제작보고회에는 장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참석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김만섭’ 역으로 분해 ‘변호인’, ‘사도’, ‘밀정’ 드에 이어 또 다른 시대의 얼굴을 연기한다. 유해진은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을 맡아 광주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언론에 대한 분노를 표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류준열은 꿈 많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으며 유일하게 영어회화가 가능해 만섭의 택시를 타고 다미녀 피터의 취재를 돕는다.

송강호는 “처음에는 이 영화를 거절했다. 아무래도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감이 있었다. 나쁜 부담감은 아닌 좋은 부담감이었다. 큰 역사의 부분을 감당하기에 제 자신이라는 배우의 자질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었다. 건강한 부담감이라 표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이야기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점점 더 커졌다고 할까. 이 뜨거움과 열정, 열망들은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라며 “인간에 대한 상식, 도리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것이 상실됐기 때문에 이런 아픈 역사가 발생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근현대사를 자주 다루는 송강호는 “의식적으로 선택한 것은 아닌데 그런 작품이 많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지점들, 알고는 있지만 예술작품 승화를 통해 역사에 대한 사실과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간다는 지점들이 배우의 한 사람으로서 큰 지점이 된 것 같다. 다른 일반적인 현대물이라고 그런 지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더 큰 에너지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80년 광주를 다루고 있지만 유쾌하고 밝게 다룬 지점도 있다. 관객들에게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이 영화가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 하는 것은 시대의 아픔을 되새기는 것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아픈 역사와 비극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에 큰 희망을 노래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유해진은 “80년대를 담은 영화지만 무작정 어둡지 않고 무겁지 않게 전달하려고 하는 작품이라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20년지기 송강호와 유해진은 ‘택시운전사’로 첫 연기 호흡을 맺었다. 유해진은 “라면 광고 CF찍은 것 밖에는 없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해진은 “입에 발린 소리 같지만 많은 영화인들이 송강호 선배랑 하는 게 꿈이지 않나. 나도 그렇다. ‘의형제’ 때 양수리 세트장에 간 적이 있다. 송강호 선배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라며 “이번에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송강호, 유해진과 함께 호흡하게 돼서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인의 버킷리스트였다고 하기도 했다.

류준열은 “태어나기 전 이야기라 도전하고 싶었다. 젊은 배우라면 송강호, 유해진 선배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버킷 리스트였다”라며 “제가 극장에서 같은 영화를 두 번 본 ‘괴물’이라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다. 촬영장에서 툭툭 던져주신 조언들이 집에 가면 생각이 났다.

이어 “유해진 선배님은 정말 신인 배우들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다. 첫 인상은 푸근하고 털털하셔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장에서는 날카롭고 카리스마가 있으시다. 배우가 캐릭터를 만나는 자세를 보고 정말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장훈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배우들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다. ‘만섭’은 관객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었다. 그의 심리를 따라가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요구됐다. 그렇기 때문에 송강호 선배가 떠올랐다. ‘의형제’ 이후 다시 만났기 때문에 어렵게 고민하고 결정하셨기 때문에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해진과 류준열에 대해 “유해진의 정말 팬이었다. 유해진의 역할은 정말 인간미가 넘치는 역할이라서 그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라고 했고 “류준열은 정말 연기에 대한 자세가 바르다.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믿었다”라고 말했다.

‘택시운전사’의 모티브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은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소감 때문에 출발한 이 영화는 위르겐 힌츠페터와 하께한 택시 기사 ‘김사복’씨가 주인공인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물의 사연과 정보에 대해 없었던 캐릭터를 맡게 된 송강호는 “극 중에는 당시 10만원이라는 거금으로 광주를 다녀왔지만 그 분도 만섭과 같이 광주의 비극을 목도하고 광주의 기자와 동행하는 마음은 만섭과 동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택시운전사’의 또 다른 주인공인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맡은 토마스 크레취만이다. 장훈 감독은 “독일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시나리오를 보냈다. 그런데 배우가 만나기를 원했고 미국 집에 가서 작품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는 출연을 설득하려 했는데 토마스 크레취만이 작품 취지에 대해 공감을 해줬고 참여 의사를 먼저 표현해줬다. 설득하러 갔다가 저녁 식사 대접받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민주항쟁 당시 배우들은 어떤 시절을 보내고 있었을까.

송강호는 “민주항쟁이 일어날 때 중학생이었다. 언론에 나오는 것은 다 가짜 뉴스였다. 한 동안 국가에서 교육시키는 대로 이 비극에 대한 본질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아프고 정말 잊지 못할 아픔을 지닌 본질을 알게 됐다. 이 작품을 통해서 위르겐 용기를 알게 되면서 숭고한 마음을 갖게 됐다

유해진은 “저는 초등학생이었다. 큰 일이었는지 몰랐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시는 있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하게 돼서 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류준열은 “저는 태어나지 않은 시대였지만 교과서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했었다. 이 기회를 빌어서 더 알게된 소시민의 시선으로 보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으로 논란이 있던 가운데 ’광주 사태’를 소재로 한 작품 투자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장훈 감독은 “확실히 눈치를 보긴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 정권에서 관련된 작품을 만들었다가 투자를 못 받은 제작사를 봤다.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들이 필요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택시운전사 ‘만섭’의 마음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분위기와 상관없이 만들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택시운전사’는 8월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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