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선수 통역에 편집이 없는 이유

입력 2017-06-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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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헥터-팻 딘-버나디나(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헥터-팻 딘-버나디나(왼쪽부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4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선수들이 공식 인터뷰에 참가할 때마다 한국취재진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이어졌다. WBC사무국이 섭외한 통시통역사는 전문적인 야구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3~4분이 이어지는 긴 설명도 1분 내외로 편집돼 통역됐다. 류중일 감독이 대만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불평을 했다는 현지 언론의 오해도 이 과정에서 생겼다.

그만큼 통역의 역할은 모든 분야에서 막중하다. 각 구단에는 3명의 외국인선수가 있고 외국인 감독과 코치가 있는 팀도 많다. 팀 전력에 비중이 높은 외국인 전력을 위해 각 팀은 통역 선발에 신중을 가한다.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KIA 김기태 감독은 ‘통역’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사령탑이다. 구단 통역들이 지나갈 때마다 항상 인자한 웃음으로 안부를 물으며 격려한다.

감독이 이들을 직접 챙기는 매우 특별하고 세심한 지시도 함께한다. “클럽하우스에서 별 생각 없이 듣고 흘려버리는 작은 농담이라도 외국인선수에게 정확하게 통역해라!”

김기태 감독은 “일본 요미우리에서 4년을 보내며 외국인선수의 애환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클럽하우스에서 갑자기 웃음이 터질 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외국인선수와 관계다”며 “통역은 외국인 선수의 귀와 입이다. 사소한 것도 모두 정성을 다해 전달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함께 먹고 자고 여행하며 144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는 매일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가 함께한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가 중요한 이유다. 외국인선수가 팀에 녹아들지 못하면 팀 전력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사례도 잦다.

김기태 감독은 화통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요미우리에서 외국인 코치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외국인선수들에게는 매우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KIA의 숨은 힘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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