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디나,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 최초 20-20클럽 개봉박두

입력 2017-07-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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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로저 버나디나가 역대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에 도전하고 있다. 호타준족의 상징 20-20클럽은 KBO 역사상 44번 기록됐고 외국인 선수는 6명이 9차례 달성했다. 스포츠동아 DB

시즌 초반만 해도 “퇴출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이 일었다. 그러나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효자로 거듭나면서 구단 역사를 새롭게 쓸 기세다. KIA 로저 버나디나(33) 얘기다. 무엇보다 역대 타이거즈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기세여서 눈길을 모은다.

버나디나는 4일까지 팀이 치른 79경기 중 7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4(306타수 96안타), 13홈런, 19도루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72득점 58타점을 올렸다. 부상이나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20-20을 달성할 듯하다.

20-20은 호타준족의 상징. 그 자체만으로 영광의 기록이다. 여기에 더욱 주목되는 것은 20-20은 해태 시절을 포함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역대 외국인선수 누구도 해내지 못한 영역이라는 점이다.

KBO리그에서 20-20은 총 44차례 나왔다. 처음 개설한 선수는 1989년 해태 김성한이며, 44호는 지난해 넥센 김하성이었다. 이 중 외국인선수는 총 6명이 9차례 달성한 바 있다. 한화 제이 데이비스가 1999년 최초로 가입한 뒤 2000년까지 2년 연속 20-20에 성공했다. 그리고 2001년 매니 마르티네스가 삼성 소속으로 20-20 역사를 이었다. 덕 클락은 2008년에는 한화 소속으로, 2009년에는 히어로즈 소속으로 2년 연속 달성하는 진기록을 썼고, 야마이코 나바로도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가입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NC 에릭 테임즈와 롯데 짐 아두치까지 역대 가장 많은 3명의 외국인선수가 한꺼번에 20-20의 문을 열었다.


이들 중 1999년 데이비스는 20-20을 넘어 역대 외국인 최초로 30-30클럽(30홈런-35도루)까지 달성했고, 2015년 테임즈는 외국인은 물론 KBO리그 사상 최초로 40-40클럽(47홈런-40도루)을 개설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버나디나가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타자 최초로 20-20을 가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홈런 7개와 도루 1개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현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올 시즌 최종 24홈런-35도루가 가능하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갈수록 타격 페이스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 시즌 초반 타율이 2할을 오르내리는 수준으로 심각한 부진을 이어갈 때만 해도 성급하게 ‘실패한 외국인타자’로 낙인찍는 사람이 많았다. 지난해까지 뛰었던 브렛 필을 그리워하기까지 했다. 5월15일까지 35경기를 뛰었는데 타율 0.235에 1홈런에 그쳤다. 도루 10개가 그나마 위안거리였지만, 출루가 급선무처럼 보였다.

그러나 올해 해외 스카우트로 변신한 브렛 필이 광주를 방문한 5월16일 이후 버나디나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물론 우연의 일치였지만, 버나디나는 그날 이후 4일까지 40경기에서 타율 0.374(174타수 65안타)에 12홈런 9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LG 3연전에서 홈런 2방과 도루 2개를 추가했고, 4일 SK전에서도 도루 1개를 보탰다. 이렇다보니 KBO리그 적응을 마친 버나디나가 타이거즈 역대 외국인 최초로 20-20은 물론 30-30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마저 나오고 있다.

KIA 버나디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공·수·주를 두루 갖춘 버나디나는 KIA 선두 질주의 엔진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인성까지 갖춰 KBO리그 첫해부터 팬들의 사랑을 얻고 있다. 두산 더스틴 니퍼트, 한화 윌린 로사리오와 더불어 외국인선수로 올해 올스타전 베스트12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안았다. 시즌 초반 ‘계륵’ 신세였던 버나디나가 이제 완전히 ‘복덩이’가 됐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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