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연기도, 해프닝도 막지 못한 니퍼트 ‘에이스 본능’

입력 2017-07-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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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여러 난관 뚫고 5.1이닝 1실점, 시즌 7승
구단 역대 최다승 공동 2위 감격도 함께 누려


선발등판을 미루는 장맛비도, 4시간 원정길도, 혼란스러운 해프닝도 에이스의 본능을 막지 못했다. 두산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6)가 여러 난관을 뚫어내는 5.1이닝 121구 4안타 7삼진 1실점 뚝심의 투구로 팀의 6-1 승리를 이끌고 시즌 8승(6패)째를 올렸다.

예정대로라면 니퍼트는 6일 잠실 kt전에서 7월 첫 등판에 나서야했다. 그러나 이날 갑작스럽게 퍼부은 소나기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니퍼트는 예열만 마친 채 등판을 다음날로 미뤘다. 그런데 7일 경기는 잠실이 아닌 마산 NC전이었다. 결국 니퍼트는 6일 지친 몸을 이끈 채 저녁 원정길 버스에서 4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선발로 나섰다. 환경 하나하나에 예민한 선발투수로선 컨디션을 조절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경기 도중엔 감정을 흥분시킨 해프닝도 벌어졌다. 3-1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에서 던진 견제구로 1루주자 모창민을 아웃시켰지만, 주심이 플레이볼을 선언하기 전이라는 판단 아래 최초판정이 번복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결국 니퍼트는 흥분을 표출해 주심으로부터 가벼운 주의를 받기도 했다.

니퍼트의 견제 장면. 사진|KBSN SPORTS 캡쳐


자신을 둘러싼 여러 난관들. 그러나 에이스는 끝내 흔들리지 않았다. 니퍼트는 평소와 달리 수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범타를 유도해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3회 1사 2루에서 박민우에게 1타점 3루타를 허용한 점이 유일한 옥에 티였다. 마운드를 내려간 6회 1사만루까지 5.1이닝 4안타 5볼넷 7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뒤이어 나선 이현승이 만루위기를 무실점으로 지켰고, 팀 타선이 홈런 4방을 앞세워 6점을 지원해 준 덕분에 니퍼트는 8승째를 올리게 됐다.

뜻 깊은 기록도 함께 세웠다. 니퍼트는 이날 승리로 두산 구단 역대 최다승 투수들 가운데 공동 2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전설적인 투수였던 김상진(88승71패), 박명환(88승74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김상진과 박명환이 각각 232경기, 259경기 만에 88승을 거둔 반면, 니퍼트는 171경기 만에 같은 승수를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깊다. 이 부문 1위는 장호연(109승110패)으로 니퍼트는 이제 21승 차이로 다가서게 됐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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