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 스타일” 한화 이성열이 밝힌 반전의 비결

입력 2017-07-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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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한화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자는 이성열(33)이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한화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한화가 완전체에 가까운 지금의 타선을 구축한 데는 이성열의 공이 작지 않다. 원체 힘이 좋아 ‘맞히기만 하면 홈런’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확성이 부족했던 탓에 확실한 주전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단초는 ‘작은 변화’였다. 이는 어퍼스윙도, 레벨스윙도 아니다. 어떻게든 공을 맞히고자 시작한 ‘이성열 스타일’의 스윙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홈런보다도 정확한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이 발전의 증거다. 이성열은 “연습 때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씩 만들어간 결과”라고 자신을 낮췄다.

이성열은 8일까지 올 시즌 50경기에서 타율 0.348(181타수63안타), 15홈런, 38타점, 출루율 0.402, OPS(출루율+장타율) 1.059를 기록 중이다.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존에는 좌투수를 상대로 극도의 약점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투수 상대 타율 0.294를 기록했지만, 좌투수를 상대로는 0.240에 그쳤다. 그러나 이제는 좌투수의 바깥쪽 공을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낼 정도로 타격 정확성이 높아졌다. 한화 김준기 전력분석팀장은 “어깨를 닫아놓고 칠 수 있으니 좌투수는 물론이고 바깥쪽 높은 공에 대한 대처능력도 좋아졌다”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성열의 발전을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스윙의 변화다. 기존의 극단적인 어퍼스윙을 레벨스윙으로 바꾼 뒤 발전했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성열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의 스윙에 대해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도 않았다. 단순히 ‘이성열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어퍼스윙이냐 레벨스윙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자신 있는 스윙을 하는 것이다”며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존에는 잘 맞지 않다 보니 힘들었는데, 시행착오를 겪으며 연습한 결과가 좋다 보니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고 밝혔다.

2스트라이크 이후의 대처법도 달라졌다. 이는 삼진을 자주 당하는 이성열의 생존전략이나 다름없다. 이성열은 지난해까지 통산 1040경기에서 볼넷 233개를 기록하는 동안 삼진을 917개나 당했다. 삼진/볼넷 비율이 3.94였다. 특히 2스트라이크 이후 떨어지는 변화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어떻게든 공을 맞히기 위해 변화를 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성열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 헛스윙이 워낙 많다 보니 자세를 바꿨다. 나는 물론 팀에도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진영(kt) 선배가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보폭을 넓히고 타격을 하더라. 나도 그렇게 안 하다가 해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공을 맞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야 상대 실책으로 출루할 기회도 생긴다. 지금은 결과까지 생각하면서 더 신중하게 타석에 임하고 있다. 성적이 나오다 보니 가족들도 정말 좋아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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