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리그 양극화 심각·7년 만에 3할승률 2팀

입력 2017-07-10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4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위즈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1-8로 패하며 4연패에 빠진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그라운들 나오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메이저리그는 미국에서 ‘국민 취미(national pastime)’로 불리지만 최고 인기 스포츠 자리는 미국프로풋볼(NFL)에 내준지 오래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NFL은 최근 한 해 평균 12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팀 당 한 시즌 단 20경기를 치르지만 전체 32개 구단의 가치는 약 73조원에 달한다.

NFL의 성공 비결은 하드 샐러리캡을 통한 리그평준화다. 모든 수입을 각 구단이 공평하게 나누고 팀당 연봉총액을 강력하게 통제한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빅 마켓과 스몰 마켓 팀의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사치세를 도입했지만 그 효과는 기대 이하다.

리그 평준화는 KBO에도 큰 숙제다. 특히 올 시즌 KBO리그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개 팀 이상이 3할 승률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7년 만에 복수 3할 승률팀 나오나

2010년 넥센과 한화는 각각 0.391, 0.368의 승률을 기록하며 7~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넥센은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로 내보내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다. 한화는 준비되지 않은 세대교체로 어려움이 컸다. 이후 2개의 팀이 새로 창단됐지만 2016년까지 단 한번도 복수의 3할 승률 팀은 나오지 않았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올 시즌 9일까지 9위 삼성과 10위 kt는 각각 3할 후반, 3할 초반 승률을 기록 중이다. 1위 KIA와 이미 20게임 이상차로 벌어져 있다. 삼성과 kt는 전력 구성상 큰 반전이 없는 한 최하위권 탈출이 힘든 구조다. 삼성이 그나마 시즌 중반부터 힘을 내고 있지만 9일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가 부진 끝에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어려움이 크다.

리그 양극화는 흥행에도 큰 악재다. 올 시즌 같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입장수입, 방송중계권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순위싸움도 변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5할 이상 승률을 달성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시즌이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리그 양극화는 폭등하고 있는 프리에이전트(FA)와 외국인선수 시장의 영향이 크다. 특히 팀 전력에서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현장에서는 “선수 한 명당 연봉 300만 달러 시대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 kt는 최근 3년째 스토브리그에서 원하는 첫 번째 선수와 계약하지 못했다. 외국인전력 투자도 상대적으로 밀렸다. 하위권 팀들의 각성과 함께 구조적인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