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보단 원정’ 삼성 필승조의 아이러니

입력 2017-07-12 1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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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츠동아DB

프로스포츠에서 홈구장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실로 다양하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익숙한 환경 등 여러 내외적 조건에서 이른바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다. 야구는 홈과 원정에 따라 초말 공격이 나뉘기 때문에 홈경기 이점이 강하게 적용되는 종목이다. 그 중에서도 투수는 특히 홈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포지션이다. 환경변화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늘 예외는 있는 법.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삼성 불펜투수진이 바로 이 예외 범주에 속하고 있다. 삼성은 7월 불펜투수 방어율 1위(3.21)를 기록 중이다. 11일까지 열린 9경기에서 3승1패3세이브5홀드의 성적을 남겨 모처럼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고 있다. 심창민~장필준~장원삼~최충연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시즌초보다 눈에 띄게 안정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홈과 원정 성적이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게 고민거리다. 원정에서는 펄펄 나는 필승조가 유독 대구만 가면 작아진다. 마무리 투수 장필준은 올 시즌 원정 15경기에서 3승1패3홀드5세이브 방어율 2.35를 기록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11일 수원 kt전에서도 데뷔 첫 2이닝 세이브를 기록해 원정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홈 성적은 초라하다. 17경기에서 1승4패7세이브 방어율 6.20의 성적을 남겼다. 세이브 숫자는 더 많지만, 방어율이 원정경기보다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베테랑’ 장원삼도 마찬가지다. 그는 원정 12경기에서 2승2패2홀드 방어율 3.79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으나 홈 14경기에서는 1승1패3홀드 방어율 7.30으로 부진했다. 장필준과 비슷한 행보다. 그나마 심창민이 홈과 원정에서 가장 편차 없는 성적을 남겼다. 그는 원정 17경기에서 2승2패2홀드3세이브 방어율 4.50, 홈 22경기에서 1승2패8홀드2세이브 방어율 4.94를 기록했다.

정규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장소는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다. 하위권 탈출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불펜투수진은 홈구장 공포증을 극복해야할 필요가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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