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도연 특별전, 판타스틱 20년 연기史…BIFAN “최고의 캐스팅”

입력 2017-07-14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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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여왕’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전도연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와 의미있는 행사를 연다. 정확히 20년 전인 1997년 전도연의 첫 주연작 ‘접속’을 상영한 BIFAN와 이번에는 특별전으로 만난다.

이번 전도연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Contact, JEON Do-yeon)’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배우 전도연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전작전과 기자회견, 관객과의 대화, 주연 작품의 포스터와 스틸사진 전시회, 특별전 책자 발간 등 ‘배우 전도연’의 영화인생을 엿볼 수 있는 행사로 구성됐다.

최용배 집행위원장은 14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 고려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2017 BIFAN 전도연 특별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도연 특별전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 “전도연의 첫 주연작 ‘접속’이 개봉한 해에 우리 영화제도 발걸음을 내딛었다. 전도연과 우리 영화제가 20년을 동일하게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제도 일종의 ‘욕망’이 있다. 매번 훌륭한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내용을 채우려는 ‘캐스팅’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영화인의 특별전은 처음인데 전도연은 20년간 한국 영화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한 배우이기에 이렇게 특별전을 준비하게 됐다”며 “최고의 영화인을 캐스팅하고자 한 욕망이 실현됐다. 성공한 영화제가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작전에서는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 ‘밀양’을 비롯해 ‘피도 눈물도 없이’, ‘인어공주’, ‘카운트다운’, ‘하녀’, ‘협녀, 칼의 기억’ ‘무뢰한’ 등 배우 전도연의 연기 인생을 망라하는 17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객원 프로그래머로 참여한 정성일 평론가는 “전도연은 성공한 캐릭터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용기 있게 새로운 이야기와 주인공에 도전해왔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전도연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면 얼마나 멋일까 싶었다”며 “남자 배우 전성시대로도 불리는 한국 영화사에서 한 배우가 20년 동안 정상의 자리에 견딘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전도연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이를 증명했다. 전도연의 출연작 17편을 돌아보는 것은 한국 영화사 20년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도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의 17번째 영화를 본 다음이라면 18번째 영화가 보고 싶어질 것이다. 전도연의 회고전은 전도연에게 18번째 영화를 찍어달라는 촉구의 의미 또한 있다. 다음 영화를 위한 도약으로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쏟아지는 극찬에 전도연은 몸 둘 바 모르겠다는 듯이 쑥스러워했다. 수줍게 미소짓던 그는 “처음에 제의를 받고 선뜻 응하지 못했다. 연기를 오래 하긴 했지만 항상 영화를 신인의 마음으로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20주년’이라는 타이틀은 오래된 배우가 된 느낌이 들지 않나. 부담스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어 전도연은 “계속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이번 기회에 중간 점검처럼 지난 시간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싶더라. ‘그동안 수고했어’가 아니라 ‘앞으로 계속 수고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 자리에 앉아 있게 돼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지난 20주년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17편 밖에 안 찍었다는 게 놀라웠다. 더 찍었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전에는 작품을 하면서 또 다른 작품을 선택할 생각을 못했다. 다시 돌아간다면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전도연도 이번 특별전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출연한 영화지만 극장에서 못 본 영화가 많다. 시간이 된다면 이번에 극장에서 못 본 영화를 다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 영화로 ‘접속’ ‘해피엔드’ ‘밀양’을 꼽기도 했다. ‘접속’은 첫 영화라서, ‘해피엔드’는 감독과 처음으로 적극 소통하게 된 작품이라는 이유였다. ‘밀양’은 연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 “터닝 포인트”라고 애정을 보였다.

전도연에게 20년의 세월을 함께해온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그는 “영화는 나에게 있어서 ‘나 자신’이다. 과거에는 일은 나와 별개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전도연=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도연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개최되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에 열린다.

부천(경기도)|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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