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간암으로 별세했던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故 박종필 감독의 영화를 기억하고 그의 삶을 추모하기 위해 그와 함께 활동했던 장애·빈민 운동가, 4·16연대, 독립영화인들이 공동주최로 오는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추모영화제를 개최한다.
지난 7월 28일 간암으로 별세한 고 박종필 감독의 삶을 기리기 위해 그와 함께 활동해왔던 장애•빈민 운동가 및 4•16연대, 독립영화인들이 한 마음 한 뜻을 모아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인권사회장’을 진행한 것에 이어, 그의 영화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9월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故박종필 감독 인권사회장 장례위원회’ 주최,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故박종필 감독 추모영화제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추모영화제’를 개최하여 평생 약자와 함께했던 그의 삶을 함께 나눌 예정이다.
1998년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집단 ‘다큐인’을 결성한 고 박종필 감독은 노숙인, 빈민, 장애인 등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 차별 받고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20년 넘게 카메라를 들고 함께 해오며 한국 독립영화 역사에 중요한 작품들을 남겼다. 최근에는 세월호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망각과 기억2: 돌아 봄’의 제작 프로듀서로 참여함은 물론,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수습했던 민간잠수사 故 김관홍의 삶을 담은 ‘잠수사’를 연출, 박근혜정권퇴진행동 미디어팀에 참여하여 촛불 집회를 기록하는 등 한국사회의 주요한 이슈에 카메라로 연대해왔다. 특히, 투병 직전까지도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선체 조사 작업을 기록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와 활동했던 많은 이들은 “마지막까지 모든 사람에게 미안해 한 사람. 그의 유언은 ‘미안하다’였습니다”(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 “언제나 우리 곁에서 묵묵히 카메라를 들고 자리를 지켜주던 동료, 필요한 순간 누구보다 먼저 꼭 있어야 할 자리를 지켰던 사람”(천주교인권윈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 “생각보다 그 빈자리가 너무 큽니다. 아직은 우리 곁에서 함께하는 게 맞는데…”(세월호 유가족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라고 회고하며 그의 마지막 곁을 지키기 위해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인권사회장’을 진행한 바 있다.
고 박종필 감독의 49재를 맞아 그의 영화를 관객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추모영화제’는 오는 9월 14일(목) 저녁 7시 30분 개막식을 통해 그 문을 활짝 연다. 백만 촛불집회 사회자이자, 천주교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전장연(전국장애인철폐연대)’, ‘홈리스’, ‘4.16 연대 미디어위원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그와 함께 활동했던 단체들의 추모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한국사회의 주요한 이슈를 담아낸 단편영상들인 ‘전장연 축하영상’‘정태수 열사10주기 추모 영상’‘2주기 유가족 인터뷰’‘세월호 500일 기억과 다짐의 날’이 연달아 상영되어 이번 추모영화제의 의미를 두텁게 한다. 당일 오후 3시에는 마석 모란공원 묘소에서 49재 추모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그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15일(금)부터 17일(일)까지, 약 3일간 빈민·장애, 그리고 세월호로 이어지는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약 50여 편 중 15편의 작품을 무료로 상영하여 그의 영상활동이 한국사회에 선사한 의미를 많은 관객 분들과 되새길 전망이다. 세월호참사 민간잠수사 고 김관홍을 삶을 담은 ‘잠수사’, 장애인들의 삶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장애인 이동권 투쟁 보고서 – 버스를 타자!’, ‘노들바람’, IMF 이후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거리에서’ 등이 상영된다. 또한 고 박종필 감독의 작품세계와 그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 9월 15일(금) 19:00 ‘버스를 타자’ 상영 후에는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노들야학 박경석 대표가 참석하여 그와 함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이어왔던 나날을 회고할 예정이며, 9월 16일(토) 15:00 ‘잠수사’‘세월호 50일’‘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다’ 상영 후에는 김환태 감독의 진행으로, 박주민 의원과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함께한다. 오는 9월 17일(일) 15:00에는 고 박종필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작품이자, 박종필 감독과 함께 ‘다큐인’에서 활동했던 송윤현 감독의 작품 ‘사람이 산다’ 상영 후 이야기를 나눈다. ‘제15회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공식 상영을 앞둔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고 박종필 감독의 삶의 여정이 또 다른 작품들을 통해 앞으로도 이어질 것임을 공표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별에 저항한 영상활동가 고 박종필 감독 추모영화제’에 관한 문의는 한국독립영화협회에 하면 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