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의 돌풍 뒤엔 ‘한국인 정정훈’ 있었다

입력 2017-09-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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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것’ 촬영장에서 정정훈 촬영감독, 박찬욱 감독 그리고 영화 프로듀서인 바바라 무시에티.(왼쪽부터) 사진제공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박찬욱 감독의 대다수 영화 촬영 담당
한국 촬영감독의 현지 성공 첫 케이스
“배우의 강점, 탁월하게 카메라에 흡수”

할리우드 공포영화 ‘그것’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공개된 북미 지역은 물론 국내 극장가에서도 ‘그것’ 열풍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공포심을 자극하는 시각효과, 혼란을 딛고 일어서려는 주인공들의 용기가 인기의 원동력이다. 이를 가능케 한 주역으로 한국의 정정훈 촬영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7일 개봉한 ‘그것’이 주말 박스오피스 2위(영화진흥위원회)에 안착했다. 북미 지역에서도 연일 신기록 행진. 5일 현지서 공개돼 첫 주말인 8일부터 10일까지 박스오피스 1위, 누적매출 1억1715만 달러(1321억원·박스오피스 모조)를 기록했다. 역대 9월 개봉작 가운데 최고 매출이다.

‘그것’의 돌풍에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있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려고 나선 또 다른 아이들이 겪는 심리 변화와 공포심을 세밀하게 포착하면서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한국 영화감독과 배우가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경우는 빈번했지만 한국영화로 출발해 실력을 쌓은 촬영감독이 현지에서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활약하기는 처음이다. ‘그것’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코리아는 “정정훈 촬영감독은 배우의 감정을 탁월하게 카메라에 흡수시키는 촬영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며 “‘그것’에서도 공포와 맞서는 소년, 소녀들의 두려움과 슬픔, 우정과 용기 등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고 신뢰를 보였다.

정정훈 촬영감독은 2013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스토커’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올드보이’부터 최근 ‘아가씨’까지 박찬욱 감독이 만든 대다수 영화의 촬영을 담당했던 그는 ‘스토커’를 시작으로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블리바드’의 촬영을 맡아 할리우드에서 활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정훈 촬영감독의 주가는 ‘그것’의 돌풍으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배우 베네딕트 컴배비치 주연의 ‘커런트 워’ 촬영도 마쳤다. 전기 개발을 둘러싼 에디슨의 이야기를 다룬 시대극이다.

이와 함께 조디 포스터와 소피아 부텔라 주연의 ‘호텔 아르테미스’도 촬영하고 있다. 정정훈 촬영감독이 참여하는 영화들 전부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배우들의 주연작이란 사실에서 현지에서 인정받는 실력을 엿볼 수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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