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드래프트 전체 100순위, 두산 권민석의 꿈

입력 2017-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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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석. 사진제공|권민석

‘2018 KBO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까지 그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하위 라운드에는 지명받을 수 있을 것’이라던 희망도 점점 사라졌다.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러나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드래프트의 최종 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두산이 “강릉고 내야수 권민석”을 외쳤다. 10라운드 전체 100순위였다.

사실 권민석은 드래프트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기자는 드래프트가 끝나기 무섭게 권민석을 찾아 헤맸지만,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두산 관계자도 “권민석은 현장에 오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뒤늦게 연락이 닿은 권민석은 “기대는 했지만, 혹시나 ‘지명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더라. 확신이 서지 않아 행사장에도 못 갔다”며 수줍게 웃었다.

행사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권민석은 누구보다 마음을 졸이며 드래프트 결과를 지켜봤다. 노트북을 통해 KBO의 실시간 중계에 눈과 귀를 기울였다. 100번째 지명권을 보유한 두산 스카우트팀이 그가 재학 중인 ‘강릉고’를 외치고 나서야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그는 “정말 기분이 좋다. 이름이 불린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이제는 어떻게 프로 무대에 적응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며 “친구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부모님께서도 많이 축하해주셨다. ‘이번 주는 즐기고 다음 주부터는 프로무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고민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권민석은 184㎝·76㎏의 신체조건을 지닌, 강견을 자랑하는 내야수다. 고교 시절에는 팀의 주전 유격수였다. 프로 무대에서도 강점인 수비를 앞세워 살아남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그는 “롤 모델은 오지환(LG) 선배다. 어깨가 굉장히 강하고, 플레이 하나하나가 멋지다. 나는 깊숙한 땅볼 타구를 잡아서 타자를 아웃시킬 때 가장 짜릿함을 느낀다. 두산도 수비 훈련을 굉장히 많이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팀이 단단하다고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는 크게 중요치 않다. 전체 1순위와 100순위 모두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함께 뛴 김시현(삼성) 선배 등을 보며 꼭 프로에서 살아남겠다는 꿈이 생겼다”며 “지명 순위에 대해선 전혀 아쉽지 않다. 어떻게든 내 장점을 어필하겠다. 언제나 그라운드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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