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추첨 방식 변경…한국축구 본선도 가시밭길

입력 2017-09-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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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조추첨에서 B조에 속했던 대한민국.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륙별 분배서 FIFA랭킹순 분배…약팀 불리
랭킹 51위 한국, 유럽 남미와 같은조 불가피


힘겹게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낸 한국축구가 또 하나의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12월 1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본선 조추첨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랭킹 하위권의 한국으로선 강호들과 잇따른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대륙별 분배’에서 ‘FIFA 랭킹 분배’

9월 15일 FIFA가 공개한 새로운 추첨 방법에 따르면, 이번 조편성은 FIFA 랭킹이 높은 순으로 상위 포트를 준다. 10월 16일을 기준으로 FIFA 랭킹 1위부터 7위까지 총 7개 팀과 개최국 러시아가 1번 포트에 배정된 뒤 다음 8개국이 차례로 2∼4번 포트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후 각 포트에서 1장씩을 뽑아 4개국씩 A조∼H조에 고루 편성된다. 다만 유럽을 제외하고 같은 대륙의 나라가 동일한 조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이는 기존의 복잡했던 조추첨 방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직전 대회였던 2014브라질월드컵을 예로 들면 이해가 빠르다. 1번 포트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FIFA 랭킹 상위 7개국과 개최국 브라질이 차지했지만, 2번 포트부터는 대륙 분배를 우선했다. 2번 포트엔 시드를 받지 못한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가 포함됐고, 3번 포트엔 아시아와 북중미 국가들이 포진했다. 4번 포트는 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9개 나라가 배정을 받았다. 다만 4번 포트에 ‘포트 X’라는 장치를 둬 유럽 3개국이 한 조에 포함되는 상황을 방지했다. 이처럼 대륙별 안배 방식이 갈수록 복잡해지자 FIFA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고, 9월 15일 스위스 취리히 본부에서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FIFA 랭킹 51위’ 한국의 운명은

문제는 한국의 ‘월드컵 시나리오’다. 한국은 현재 FIFA 랭킹 51위다.

조추첨 순위 기준일인 10월 16일 전까지 러시아(10월 7일)∼튀니지(10월 10일)와 평가전을 치르지만, 랭킹을 대폭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 러시아와 튀니지는 각각 FIFA 랭킹 46위, 31위로 승리하더라도 순위 상승폭이 적다.

만약 한국이 지금과 비슷한 순위로 본선 조추첨에 나선다면 4번 포트 배정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우리보다 FIFA 랭킹이 높은 3개 팀과 대결을 펼쳐야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유럽 2개국, 남미 1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되는 경우다. 러시아를 찾는 32개 나라 가운데 유럽이 14개국이고, 현재 FIFA 랭킹 상위 20위권 역시 대부분 유럽과 남미 대륙 국가가 차지해 확률이 높다. 천신만고 끝에 통산 10회, 연속 9회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축구는 이번에도 역시 ‘죽음의 조’에 들어가야 한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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