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 디자이너 “원단가게 알바 경험이 큰 계기 돼” [화보]

입력 2017-09-19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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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석 디자이너 “원단가게 알바 경험이 큰 계기 돼” [화보]

최범석 디자이너가 최근 bnt와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직접 스타일링한 옷으로 화보 촬영을 진행한 그는 특유의 감각적인 무드로 순조롭게 촬영을 이끌어갔다.

열 일곱 살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스무 살에 디자이너로 입문한 후 스물 일곱살에 첫 서울 컬렉션 무대에 선 그는 서른 넘어 처음 선 뉴욕 컬렉션에 현재까지 통산 17번의 무대를 오르며 한국인 디자이너로서는 최다 기록 보유자로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기는 커녕 변변한 대학 졸업장 하나 없던 그는 어떻게 이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을까. 실제로 그는 형편상 미술학원에 다닐 수 없어 잡지 위에 기름종이를 올려놓고 따라 그리며 그림을 배웠단다.

그는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안 되면 될 때까지 문을 두드리라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거쳐왔던 모든 아픔과 고통은 자신의 인생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뿌리가 되었다고 말이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들어가자 그는 자분자분한 어조로 지나온 과거에 대해 들려주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상 부모님의 손을 덜어드리기 위해 열 다섯 살때부터 스스로 용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그가 처음 시작한 장사는 떡볶이 장사라고.

그러나 흥미에 맞지 않아 이내 그만두고 광장시장에 있는 원단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게 그가 디자이너로서 발판을 내딛게 된 가장 첫 번째 산 교육이 되었다. 이후 일을 하며 조금씩 모은 돈으로 구제 옷을 모아 홍대, 부산, 의정부 등지에서 옷가게를 하며 조금씩 옷에 대한 지식을 익혀나갔다.

내세울만한 스펙 하나 없이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성공 요인에 대해 그는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처음 디자이너로서 이름을 알릴 때만 하더라도 유학생 출신이 아닌 사람은 쇼에 서기도 힘든 시대였다. 서울 컬렉션 같은 경우에는 특히나 쟁쟁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널려있는데 대학 졸업장도 하나 없는 나에게 어떻게 자리를 주냐며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회상하면서 “정말 매일을 찾아갔다. 보통 사람들은 한 두 번 시도하다가 거절당하면 돌아서는데 나는 허락을 해줄 때까지 계속해서 두드렸고 결국에는 허락을 받아냈다. 그게 내 나이 스물 일곱 살때의 일”이라고 전하던 당시의 일화는 그의 지구력과 근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어 그는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잡초”라고 답하던 그. “어려서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잡초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밟아도 쓰러지지 않고 묵묵히 언제나 그 자리에 솟아있는 잡초의 모습이 나와 많이 닮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한 자신에게 있어 옷이란 “키티(캐릭터 인형)”라고 말하며 “키티 인형을 보면 입이 없지 않나. 옷은 나에게 말이 없는 가장 친한 친구”라고 답해 옷에 대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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