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의 부활 용틀임…모로코전을 부탁해

입력 2017-10-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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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기성용-이청용(오른쪽).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신태용호가 러시아전서 얻은 것

기성용 안정적 볼 배급·이청용 윙백 활약
클래스 입증…대표팀 든든한 버팀목으로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0월 7일(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평가전에서 2-4로 완패했다. 이란∼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에서 무득점하며 비긴 ‘신태용호’는 출범 이후 3차례 A매치에서 승전고를 울리지 못했다.

기다렸다는 듯 엄청난 비난이 쇄도했다. 밑도 끝도 없는 히딩크 광풍에 휘말린 대표팀은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특히 자책골을 2번이나 내준 중앙수비수 김주영(29·허베이 화샤)은 각종 온라인 축구게시판에서 ‘역적’으로 몰리고 있다. 물론 결과는 뼈아프지만 마냥 실망할 필요는 없다. 10월 10일 스위스 빌-비엔에서 모로코와의 평가전이 펼쳐진다. 차기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와의 원정경기는 분명 뼈아팠지만 소득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듬직한 베테랑들이 합류하면서 대표팀은 한층 묵직해졌다.

부상과 부진을 떨쳐낸 ‘쌍용’ 기성용(28·스완지시티)∼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은 러시아 원정 평가전에서 오랜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후반 18분 그라운드를 밟은 기성용은 여러 차례 날카로운 볼 배급으로 중심을 잡았다. 넓은 시야와 안정된 볼 터치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신태용호’에서는 첫 출격이다. 여름 휴식기 때 받은 무릎 수술의 후유증은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선수단의 풀 트레이닝에 갓 합류해 2군 경기를 약 60분 소화했다.

그래서일까. 경기 도중 스퍼트를 할 타이밍을 놓치기도 했다. 볼을 받고 돌아 들어가는 동작도 다소 둔탁했다. 그럼에도 충분히 안정적이었다. ‘키 맨’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10월 유럽 원정에서)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약체는 없다. 가장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진 기성용은 일단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이청용도 명성을 지켰다. 그간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2선 공격수로 뛴 그는 3-4-3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백을 맡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까지는 공격을 지양하며 낯선 포지션 적응에 초점을 맞추는 듯 했으나 후반전부터 좀더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결국 스코어 0-4로 뒤진 후반 막판 날카로운 크로스와 침투 패스로 2개 도움을 만들었다.

신 감독은 다가올 모로코전에서도 테스트와 실험을 병행한다. 앞서 ‘소집멤버 전원 출전’선언을 한 만큼 러시아전은 일부 로테이션이 예고됐다.

그렇지만 둘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한국축구는 ‘쌍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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