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스파 나잇’ 11월 개봉

입력 2017-10-10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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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 ‘스파 나잇’ 11월 개봉

영화 ‘스파 나잇’이 11월 국내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를 공개했다.

‘스파 나잇’은 상처와 좌절로 얼룩진 어느 LA 이민 가족의 꿈과 현실, 그리고 욕망과 환멸이 뒤섞인 방황하는 청춘의 초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으며,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후 ‘꿈의 제인’, ‘분장’, ‘연애담’과 함께성정체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진정성을 담아 호평을 받은 작품.

‘스파 나잇’은 아메리칸 드림이 무너진 좌절된 부모 세대, 오직 자식의 성공만을 바라는 그들의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민 2세대의 삶을 날카롭고 생생하게 담아냈다. 성 정체성을 비롯 인종, 직업, 계층적 정체성의 총체적 혼란을 맞게 되는 그들의 삶은 습기 찬 사우나의 벽거울처럼 불투명하고, 심야의 푸른 조명처럼 창백하다. 치열한 야심도, 폭주하는 반항도, 심지어 미래에 대한 별다른 꿈도 없이 그저 부모님을 도우며 착한 아들로 살아가고 있는 영화 속 데이빗은 늘 알 수 없는 불안과 압박감 속에 살아간다. 부모님이 운영하던 가게가 재정난으로 문을 닫게 되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남성목욕탕에서 심야 알바를 하게 되는 데이빗은 은밀한 밤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곳은 동성애자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것이다.보수적인 LA 한인 사회에서 그는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현실감 넘치는 스토리와 캐릭터들의 상황을 예리하고 섬세하게 담아낸 감독 앤드류 안은 그 역시 한국계 미국인으로 LA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브라운 대학을 졸업하고, 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CalArts)에서 연출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2011년에 만든 단편영화 ‘돌(First Birthday)’이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되면서부터 화제를 모았고, 이 작품은 Outfest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게 된다. ‘스파 나잇’은 그의 CalArts 동기들과 함께 만들어낸 기적 같은 영화였다.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제목 그 이상의 현실적인 고민과 억압, 좌절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불안한 청춘, 욕망에 눈뜨게 되는 십대 ‘데이빗’ 역의 조 서(Joe Seo)는 숨막히게 리얼한 연기로 호평을 받고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배우로서 수상했다.

선댄스 영화제 수상을 비롯,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우리를 찾아온, 여기 아닌 또 다른 한국을 체험할 수 있는 독특한 영화, 이민자, 동성애,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담아낸 ‘스파 나잇’은 11월 개봉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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