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구심점 찾기’ 흥국생명, 도전과 도약의 시즌

입력 2017-10-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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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새로운 구심점 찾기’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FA 센터 김수지가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지만 새로 팀에 합류한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남지연, 2년 만에 다시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 등이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흥국생명

흥국생명에게 지난 시즌은 마무리가 아쉬운 한 해였다. ‘거함’ IBK기업은행을 따돌리고 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어린선수들과 베테랑 자원의 절묘한 조화가 인상적이었기에 통합우승 실패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시즌 전, “올해 목표는 우승”이라고 못 박았던 박미희 감독 또한 ‘절반의 성공’을 곱씹으며 절치부심으로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흥국생명의 오프시즌은 유독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새로운 도전과 도약이라는 과제가 부여됐다. 어느 팀에서건 핵심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자원들의 이동으로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전력을 갖추게 됐다. 우선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센터 김수지가 FA를 통해 IBK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남지연이 새로이 팀에 합류했고, 외국인선수 테일러 심슨(등록명 심슨)이 2년 만에 다시 분홍색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급 선수들의 대거 이동은 팀 전력변화에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레프트 자리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던 신연경이 라이트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정시영이 김수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센터로 변신한다. 흥국생명은 그야말로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 김수지 공백, 센터로 변신한 정시영의 활약 관심

흥국생명은 일단 김수지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급선무다. 김수지는 선수로서 기량뿐만 아니라 팀 조직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던 인물이다. 경기 수훈선수에게 자체포상으로 주어졌던 ‘수지메달’은 팀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기량적인 측면에서는 지난시즌 세트당 블로킹 0.65(4위)를 기록해 중앙에서 가공할만한 높이를 자랑했다. 공격성공률도 42.54%로 측면 공격 외에 가장 확실한 공격 옵션 역할을 했다.

흥국생명은 김수지를 대신해 김나희와 함께 짝을 이룰 파트너로 일단 정시영을 낙점했다. 경남여고 출신의 정시영은 2011~2012시즌 2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했는데, 지난해까지 줄곧 라이트 포지션을 맡았다. 신장은 180㎝로 그다지 크지 않지만 블로킹에서 특히 좋은 모습을 보여 박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즌을 앞두고 열린 천안·넵스컵(KOVO컵) KGC인삼공사전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드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흥국생명 심슨. 사진제공|흥국생명



● 이재영-심슨, 2년 만에 재회한 레프트 듀오

이재영은 김수지의 뒤를 이어 팀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1순위 후보다. 기량은 물론 특유의 활달한 성격이 장점인 선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팀원을 충분히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고질병처럼 따라다녔던 무릎과 발뒤꿈치 통증은 오프시즌 꾸준한 보강운동과 재활치료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시즌 479득점, 공격성공률 37.18%를 기록해 토종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심슨은 부상으로 갑작스레 팀을 떠난 뒤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트라이아웃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박 감독은 다시 한번 그의 손을 잡아줬다. 심슨은 이에 보답하기 위해서인지 벌써부터 몸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KOVO컵에서 가공할 만한 득점본능을 자랑하며 이재영이 없는 공격진을 활발하게 이끌었다. 지난해 주포 역할을 했던 타비 러브에 뒤지지 않을 만한 화력으로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 김해란-남지연, 국가대표 리베로들의 위엄

FA와 보상선수 제도를 통해 영입한 리베로 김해란과 남지연은 국가대표 타이틀에 어울리는 안정적인 수비 자원들이다. 박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항상 팀 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리시브를 꼽았는데, 올해 흥국생명은 두 선수를 통해 이 부분을 상당히 강화한 모습이다.

흥국생명 김해란-남지연(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흥국생명


두 선수 모두 리시브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서른 중반의 나이가 다소 걸림돌이지만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본인들이 워낙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체력회복이 필요할 때에는 서로 뒤를 받쳐 줄 수 있다. 더불어 두 베테랑이 보여줄 노련미와 상황판단 능력은 흥국생명의 어린선수들에게 매우 값진 자산이 될 전망이다.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를 통해 팀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큰 관심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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