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 & Medical Story] 야구는 끝났지만…이젠 ‘정리운동’ 할 시간

입력 2017-11-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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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번 손상된 신체부위 100% 회복 힘들어
준비운동→본운동→정리운동 기본기 필수
사전에 선수들 부상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


두산 프로야구단의 팀 주치의 직책을 맡아 15년 이상을 보냈다. 그 긴 세월동안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오늘도 변함없이 발생하고 있다. 부상은 선수 자신은 물론 소속팀의 불행으로도 연결되기에 항상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다.

어떻게 보면 부상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일부 무시되거나 간과될 수도 있지만 선수 자신은 물론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 의료진들은 항상 선수들의 부상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부상이든 큰 부상이든 물리치료, 약물치료, 재활치료 등 최상의 보존적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받더라도 한번 손상된 신체조직은 100% 회복이 불가하다. 최신의 조형물을 대치하거나 현대의학의 최첨단 치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분명 한계점은 있다.

간단한 예로, 가벼운 부상 중 하나인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은 잘 치유되지만 피부의 상처조직(반흔 조직)으로 남는다. 치유된 상처조직은 정상피부보다 마찰력에 약하고 탄력성도 떨어져 쉽게 다시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마찰이 심한 발바닥이나 손바닥은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도 있다.

선수들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과거 발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해 항상 단계별로 운동량을 조절하는 것과 본 운동 전후의 준비운동, 정리운동 등의 기본원칙을 준수해야 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다.

전문적인 운동선수일수록 이 기본원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일부에서는 이를 무시하거나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연봉 수백억의 몸값을 자랑하던 슈퍼스타들은 물론 각 국가를 대표하던 선수들이 본 게임 한 시간 전부터 준비운동을 열심히 하고 게임이 끝난 뒤에도 모두가 한 시간 이상 경기장에 머무르며 단체로 정리운동을 마친 뒤에야 숙소로 귀가하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필자 역시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게임이 있는 날이면 야구장에 직접 나가 선수들을 독려하며 게임준비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당시 준비운동 과정에서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이 들어있는지, 선수 개개인의 신체부위별 특성에 맞는 준비운동이 제대로 고려되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각 포지션별 보호 장구 착용을 게을리 하거나 일부 주전 선수들은 준비가 지루한 듯 빨리 본 게임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듯 한 인상을 줬다. 심지어 게임이 끝나면 정리운동 없이 해산하는 것도 자주 봤다.

과거에 비해 최근 스포츠 선진국가와의 잦은 스포츠교류와 연수 덕분에 모든 훈련과정이 과학화되고 체계화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맞춰 준비운동, 정리운동과 운동 중 부상예방의 중요성 인식 역시 감독과 스태프, 선수 스스로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준비운동과 마무리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기본적인 운동순서는 아래와 같다.

다 아는 내용이라 생각하며 넘어가지 말고,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모든 운동은 준비운동, 본 운동, 정리운동 순으로 그 순서를 지켜야 한다.


1. 준비운동

어떤 운동이든지 본 운동에 들어가기에 앞서 신체가 적응할 수 있는 준비 운동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이 좋다. 운동하기 전 몸의 상태는 뼈, 관절, 근육, 인대 등의 혈액순환이 최소한으로 유지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면 각 부분의 혈액순환과 유연성이 증가한다. 따라서 준비운동에서 이런 상태를 미리 만들어준다면, 본 운동에 들어갔을 때 각 부위와 각 신체기관은 무리 없이 강도 높은 운동을 할 수 있다. 특히 노년기라면 운동손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준비운동을 반드시, 그리고 더 충분히 해야 한다. 모든 운동은 하체가 기본이다. 특히 야구는 상체보다는 하체가 더 순간적이고 비교적 강도 높은 운동을 요구한다. 부상예방을 위해서는 하체 준비운동이 상체보다 더 필수적이다.


2. 본 운동

전신의 근육을 움직일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복합적으로 하면 좋다. 준비운동과 같이 차츰 운동의 부하를 높여야 한다. 운동의 강도, 시간, 빈도, 형태도 고려해야 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해 점차 늘려가면서 목표 심장박동수를 30분∼한 시간 정도 지속하는 것이 좋다.

본 운동에서는 접촉성운동이나 경쟁적인 신체활동, 심하게 신체를 뒤트는 운동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신체손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운동의 강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율동이 있는 동작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중에 피곤을 느끼지 않도록 중간에 휴식을 갖고, 몸에 이상 신호가 오면 정도에 따라 운동의 강도를 낮추는 여유도 필요하다.

규칙적으로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만약 일주일 이상 운동을 쉬다가 다시 시작한다면 정상적으로 진행됐던 운동수준에서 1/2, 혹은 1/3 정도 수준으로 강도를 낮춰서 시작한 뒤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으로 운동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시작하고 반드시 단계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3. 정리운동

운동의 마지막 부분은 정리운동이 되어야 한다. 내용이나 강도는 준비운동과 비슷하다. 정리운동은 흥분된 상태에 있는 신체의 기관과 근육, 관절들을 안정된 상태로 되돌리는 일을 도와주는 운동이다. 시간 여유를 갖고 진행하며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좋다. 가장 효과적인 정리운동으로 가볍게 걷는 것과 깊은 심호흡을 하면서 진행하는 스트레칭 등을 추천한다. 목표 심장박동수 안에서 운동을 한 뒤 차츰 강도를 줄여가며 지속하면 된다. 이제 2017년 프로야구도 끝났다. 모든 선수들이 정리운동을 잘 하고 내년을 위한 준비운동 또한 열심히 하기를 기대한다.

주의탁 두산 베어스 주치의·주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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