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민병헌-손아섭-정의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최대어는 손아섭! 동급 퍼포먼스의 김주찬&민병헌
손아섭은 주요 FA 외야수들 중 2017시즌 가장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타율(0.335)-홈런(20개)-타점(80개)-도루(25개) 모두 1위다. 타격의 정확성, 파워, 결정력에 기동력까지 두루 갖췄다. 최근 3시즌 동안에도 눈부셨다. 아울러 FA 계약 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내구성 역시 뛰어나다. 올해까지 2년 연속 전 경기(144게임)에 출장했다. 여러모로 FA 외야수들 중 최대어로 손색없다.
김주찬과 민병헌은 올해도, 지난 3년간도 동급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다만 김주찬은 나이가 걸림돌이다. 또 모든 수치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부상의 여파로 주춤했다. 130→120경기, 타율 0.346→0.309, 23→12홈런, 101→70타점이다. 김주찬도 분명 매력적인 FA 외야수지만, 이 때문에 민병헌이 손아섭에 이어 시장의 관심을 더 살 것으로 보인다. 민병헌은 수비력에서도 가장 후한 평가를 받는 FA 외야수다.
김현수는 미국행 직전 시즌인 2015년까지 KBO리그 10년 통산 타율 0.318, 142홈런, 771타점을 올린 특급 외야수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KBO리그 경력 단절’이 아쉽다. 본인이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사이에서 거취를 똑 부러지게 결심하지 않은 점 역시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정의윤도 장타력은 돋보이지만, LG에서 SK로 이적한 2015시즌 이후에야 풀타임 선수로 자리 잡은 까닭에 다른 거물급 FA 외야수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경력이 약한 편이다.
두산 시절 김현수. 스포츠동아DB
● FA 외야수 확보가 절실한 롯데&LG
2017시즌 10개 구단의 외야 전력을 공격력의 측면에서 점검해보면 역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KIA와 두산이 가장 강했다. 나머지 8개 구단은 적어도 한 분야씩은 취약점을 드러냈다. 즉, KIA와 두산을 뺀 8개 구단은 FA 외야수 영입의 필요성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FA 시장에 뛰어들 만한 여력과 팀내 외야자원 상황 등을 고려하면 잠재적 수요자는 줄어든다. 롯데와 LG를 주목할 만하다.
롯데는 2017시즌 외야 전력이 우수했던 팀으로 분류할 수 있다. 8명을 외야수로 기용해 타율 0.304, 49홈런, 229타점, 58도루를 기록했다. 문제는 손아섭의 비중이 너무 높았다는 데 있다. 손아섭의 193안타, 20홈런, 80타점, 25도루를 빼면 외야 전력이 급강하한다. 따라서 롯데로선 반드시 손아섭을 잔류시켜야 한다. 만약 손아섭을 놓칠 경우에는 타 구단 출신 FA 외야수라도 잡아야 외야 전력의 급격한 약화를 막을 수 있다.
LG는 11명을 외야수로 활용해 타율 0.294, 34홈런, 265타점, 42도루를 기록했다. 외형상 장타력만 취약해 보인다. 그러나 롯데처럼 박용택(타율 0.344·14홈런·90타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다. 게다가 올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유망주 안익훈(타율 0.320·1홈런·15타점)이 군 입대를 결정한 데다, 신임 류중일 감독은 수비력이 뛰어난 발 빠른 외야수를 원하고 있다. 박용택과 투톱을 이뤄줄 FA 외야수의 영입이 LG의 현실적 과제가 됐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