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구구단, 매력 부자의 진가는 언제 빛 발할까

입력 2017-11-09 16: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스포츠동아DB

걸그룹 구구단이 컴백했다. 이들은 보이 그룹들이 판을 치게 된 11월 가요계에 겁 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구단은 8일 미디어 쇼케이스와 음원 및 뮤직 비디오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싱글 ‘초코코 팩토리’를 통해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주요 모티브로 삼아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면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타이틀곡 ‘초코코’는 따라하기 쉬운 안무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특히 ‘초코코’ 뮤직 비디오는 최근 발표된 걸그룹 뮤직 비디오 중에서 가장 독특한 전개와 화면을 보여준다.

곡 발표 하루가 지난 지금 주요 음원 차트를 살펴보면 구구단의 이번 신곡에 쏟아지는 반응은 기대 이하다. 물론 공개 하루 만에 이들의 행보를 두고 성패를 판단하긴 어렵다. 본격적인 음악 방송 활동 이후 역주행 가능성도 없진 않다.

사진│스포츠동아DB


하지만 최근 차트의 경향을 살펴보면 한 마디로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난다. 볼빨간 사춘기, 멜로망스, 비투비, 임창정 등 가을에 걸 맞는 곡들이 차트 상위권을 매우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가을 연대’가 쌓은 철옹성이 어느 날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또한 구구단과 같은 걸그룹들도 이미 컴백을 했거나 곧 컴백을 앞두고 있다. 트와이스, EXID가 컴백했고 곧 러블리즈도 컴백을 준비 중이다. 희망을 품을 순 있지만 외부적인 상황이 결코 좋지 못하다.

이처럼 구구단을 둘러싼 상황이 안타까운 까닭은 이들의 실력이 부족하거나 소속사의 지원이 적은 팀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도 볼 수 있다.

이 팀에는 우선 ‘프로듀스 101’ 출신인 김세정과 강미나가 포진해 있다. 어쨌든 한 걸그룹에 이름이 알려진 멤버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여기에 구구단 스스로 “우리도 여러분의 고막여친이 되겠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멤버들의 노래 실력도 갖췄다. ‘학교 2017’ OST, '이번 생은 처음이라' OST는 물론 이번 싱글에 수록된 ‘스노우볼’에서도 구구단의 실력을 엿볼 수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 걸까. 가요 관계자들과 팬들은 구구단에 맞는 더 세련되고 난이도 있는 곡을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관계자는 “구구단은 우선 극단 콘셉트가 확실해서 무대에서 빛난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우선 대중은 무대를 보기 전 음악을 귀로 듣고 호불호를 정한다. 무대는 그 다음”이라면서 “중독성 있는 후렴구보다 멤버들의 매력이 곳곳에 잘 묻어나는 곡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비록 팀명은 초등학교 때 배우게 되는 기초적인 구구단이지만 걸그룹 구구단마저 기초적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분명히 구구단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 매력은 여기에서 더 성장할 수 있다. 매번 새로운 콘셉트로 참신함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음악은 결국 타인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매력적인 멜로디 위에서 각자의 색깔을 충분히 낸 구구단의 진짜 음악을 만나고 싶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