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뒤바뀐 입장? 윤은혜, 이상한 대중 설득

‘유감’이랄 때는 언제고 ‘미흡한 대처’란다. 배우 윤은혜의 이야기다.

윤은혜는 15일 방송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을 통해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2013년 KBS 2TV 드라마 ‘미래의 선택’ 이후 약 4년 만에 이루어진 국내 활동이다.

하지만 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표절 논란 때문이다. 윤은혜는 2015년 중국 예능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 시즌2’(여신적신의)에서 직접 만든 의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는 화제의 인물로 주목받던 윤은혜. 동시에 국내에서는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논란의 주인공이됐다. 국내의 한 패션디자이너가 자신의 의상을 표절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윤은혜 측은 당시 장문의 공식입장을 내놓으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윤은혜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어렵게 ‘대화가 필요한 개냥’을 통해 국내 방송 프로그램에 복귀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결국 윤은혜 측은 16일 오후 재차 입장을 밝혔다. 과거 표절 의혹에 대해 대처가 미흡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상하다. 당시 윤은혜 측의 대처가 느리거나 미흡했다고 할 수 있을까. 표절 의혹을 제기한 디자이너의 말을 인용하며 반박하던 당시 입장문에는 미흡하기보다는 강경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그럼에도 윤은혜 측은 냉담해진 대중의 마음을 달래려고 애쓰고 있다. 떳떳하다면 이런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대중을 설득하는 작업을 하기 이전에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전달하는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윤은혜 측의 대중 설득 방법은 2년 전도, 지금도 이상하고, 이상하다.


<다음은 2015년 표절 시비 당시 윤은혜 측의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십니까. 배우 윤은혜 소속사 JARMY엔터테인먼트입니다.

먼저 한국과 중국의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합니다. 현재 여신의 패션 4화에서 선보인 의상이 윤춘호 선생님의 의상과 흡사하다는 의혹에 대한 저희 입장을 밝힙니다.

‘여신의 패션’은 여신과 디자이너가 팀을 이뤄 5팀이 매주 주제와 미션에 부합하는 의상을 컬렉션으로 약 20벌을 만들어 바이어들에게 평가 받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입니다.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미션에 맞는 옷을 가공작업 없이 약 20벌의 패턴과 완성된 의상, 액세서리 등을 제작해야 합니다.

매주 컬렉션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영감을 찾는 과정을 거칩니다. 주제에 맞게 디자인을 해야 하며, 매회 영화 1편과 부합시켜야 하는데 4회 주제는 ‘대자연’이였으며 저희 팀의 부제와 미션은 ‘눈(雪)’과 ‘사자’를 옷에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영화는 ‘나니아 연대기’였고 영화에 부합되게 하얀 눈과 사자를 표현하기 위해 의상 칼라를 올 화이트로 사용했으며 사자의 갈기를 모티브 삼아서 프릴과 수술을 이용한 디자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짧은 시간 안에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려 많은 조사와, 매 회마다 더 나은 디자인을 보여드리기 위해 공부하고 발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디자인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얻기 위해 아주 과거부터 현재까지 디자인들을 공부하며 옷을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2000년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새롭게 표현되어지고 있는 수술과 레이스, 프릴을 이용하기 위해 프릴을 큰 아이템으로 다룬 브랜드들을 연구했습니다. 그래서 과감한 프릴장식과 러플장식 등으로 사랑받는 프릴 스타일의 대표적인 브랜드 빅터앤 롤프, 이자벨마랑 등 최근 2014 S/S랑방, 드리스반 노튼을 레퍼런스 삼아 약 10년간 사랑받은 프릴을 조사했습니다.

최종적으로 2008 S/S 빅터앤 롤프의 10년 전 트렌드와 2014년 랑방 S/S 컬렉션을 보던 중 사자를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한 의상의 팔 부분 깃털 장식을 보며 코트의 소매부분을 프릴장식으로 사랑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을 표절한 적도 없고 표절할 이유도 없습니다.

소매 프릴의 위치와 형태는 유행하는 트렌드를 접목시킨 것입니다. 윤춘호 디자이너의 의상과 팔의 위치가 흡사하고, 흰색 색상이 같아 더 흡사해 보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입장에서 더욱 당황스러운 것은 이 문제에 대하여 왜 직접적으로 회사와 소통을 하지 않고 또 스타일리스트에게 어떤 연락도 없었냐는 것입니다. 일방적으로 SNS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면서 “몇 일전에도 픽업해 갔던 스타일리스트와 종종 입던 배우. 둘이 함께 만들다니 그래서 더 확신 할 수 있으며 소름 돋는다”라는 글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저희는 윤춘호 디자이너의 다른 옷을 이전에 협찬한 적은 있었지만 2015년 F/W 상품들은 아직 여름이기에 겨울 상품들은 협찬받은 적이 없습니다. 또한 그 옷을 저희 스타일리스트가 픽업해 온 사실도 없고, 협찬받아 도용한 사실도 없음을 해명하는 바입니다.

이 부분은 브랜드 협찬기록에도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충분히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들로 SNS를 통해 표절 논란을 제기하신 부분에 유감을 표합니다. 더 이상의 FW콜렉션을 앞두고 자사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윤은혜라는 이름을 도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