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향한 은행의 구애 “자동화기기 함께 쓰자”

입력 2017-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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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에 설치된 ATM(자동화기기)에서 현금 인출과 이체를 할 경우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지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이용수수료가 적용된다. 사진제공|GS25

모바일뱅킹 발달로 이용객 점점 줄어
GS25·CU와 제휴…이용수수료 등 할인
은행 비용절감·편의점 고객유인 ‘윈윈’


시중은행과 편의점 간 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지비용 탓에 국내 은행들의 자동화기기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판매관리비 경감과 고객들의 편의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편의점을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은행에게는 유지비용 절감 효과를, 편의점에는 고객 유입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19개 은행이 보유한 자동화기기 대수는 4만6731개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말 5만5513개 대비 15.81% 감소한 수준. 반면 편의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 수는 2014년 3만6300개에서 지난해 4만600개로 증가 추세다.

자동화기기 업무가 최근 모바일뱅킹 앱 등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유지비 절감을 위해 수량을 줄이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하지만 노인 등 금융거래 취약계층을 생각하면 아예 없애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도서산간 지역까지 탄탄한 자동화기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편의점을 통해 자동화기기 업무를 대체하겠다는 게 은행 측 전략이다.

시중은행들은 편의점과 제휴를 통해 편의점 자동화기기의 사용 범주를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GS25와 제휴를 맺고 GS25 자동화기기를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자사 은행 자동화기기 만큼 낮추기로 했다. 현금 인출과 이체를 할 경우 자사 은행 지점에 설치된 자동화기기와 동일한 이용수수료가 적용된다. 또 한국씨티은행 고객은 세븐일레븐 자동화기기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CU와 16개 시중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24시간 이용 가능한 캐시백 서비스도 눈에 띈다. 상품을 구매한 뒤 자신이 인출하고 싶은 금액을 포함해 함께 결제하면 그만큼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인출은 1계좌 당 1일 10만 원 이내. 수수료는 800원으로 공용 자동화기기 수수료와 비교해 500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편의점 역시 이득이 많다. 제품을 많이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게 최종 목적인데,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내방객이 많아질 경우 자연스럽게 점포당 매출도 높아지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편의점으로 확대되면서 고객들은 보다 빠르고 편리한 생활편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점포에서도 방문고객이 증가해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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