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찰 “종현 부검 안해”…SM “오늘 팬들 위한 빈소 마련” (유서 전문)

입력 2017-12-19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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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종현 부검 안해”…SM “오늘 팬들 위한 빈소 마련”

샤이니 종현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경찰이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종현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레지던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병원으로 이송하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강남경찰서 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발견 당시 샤이니 종현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원 측 역시 “샤이니 종현이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병원에 이송했지만, 사망했다”고 말을 아꼈다.

결국 샤이니 종현은 27살(1990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갈탄을 피운 흔적 등을 발견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을 진행하지 않는다. 수사는 특별한 것이 발견되지 않는 한 빨리 종결될 전망”이라고 이야기했다.

종현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슬픔에 빠졌다. 상황을 파악, 정리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늦어진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보도자료와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고인이 된 종현을 애도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18일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했던 최고의 아티스트 종현이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났다. 종현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에게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하게 되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유족들의 뜻에 따라, 오랜 시간 소중한 추억을 함께 만들어왔던 종현을 경건하게 추모 하실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을 위한 별도의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며 “19일 화요일 오후 12시(정오)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에서 팬여러분의 조문이 가능하다. 최고의 아티스트 종현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보낸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그런 가운데 종현과 절친한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SNS 계정을 통해 종현의 심경을 대신 전했다. 디어클라우드 나인은 “

“종현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다. 여전히 종현이가 이 모든 게 꿈이었던 것처럼 웃어줄 것 같다”며 “종현이는 얼마 전부터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다. 매일같이 많이 힘들어했다. 불안한 마음에 가족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지만 마지막을 막지 못했다.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지금도 이 글을 올리는 것이 맞는 건지 겁도 나지만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 글르 위한 마지막 일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고, 수고했다고, 정말 잘했다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 달라. 아름다운 종현아, 정말 많이 사랑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부디 아프지 말고 평안하기를 바란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다음은 故 종현 유서 전문>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워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태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랐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느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 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수백 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 널 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 되는 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 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 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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