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종현뿐일까…상처투성이 ‘아이돌스타’ 치유가 절실하다

입력 2017-12-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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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은 지난 18일 스스로 세상과 이별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10대 초반부터 시작되는 수년간의 연습생 생활, 데뷔 이후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 쉴 틈 없는 일정, 온라인 악성 댓글의 공격성과 SNS를 통해 노출되는 사생활….

좀체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스타들의 위험한 일상의 풍경이다. 특히 10대 후반에서 20대 중후반의 나이인 아이돌 스타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면의 성숙함을 채울 시간조차 없이 극심한 경쟁의 상황에 내몰리면서 심리적 우울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18일 스스로 세상과 이별한 그룹 샤이니의 종현(김종현·27)도 그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그의 죽음은 현재 한국 아이돌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위기일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등으로 보인다. 아이돌 스타 시스템에 대한 좀 더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이유라고 많은 관계자들은 말한다.

특히 일반적인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치며 비교적 이른 나이에 데뷔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쟁의 압박과 심리적 불안감은 바쁜 활동 일정 속에 가려질 수밖에 없다. 또 그러는 사이 SNS와 온라인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일상이 노출되는 현실에 대한 부담감의 무게 또한 크다. 팀의 이름과 색깔을 중요시 여기는 현재 케이팝 시장의 속성도 각 개별 멤버들이 지닌 마음의 아픔을 제대로 볼 수 없게 한다. 그에 대한 온전한 치유의 과정은 생략되거나 미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 기획사의 중견 매니저는 “그룹으로 세상에 내보여지고 그 외형적 성과만을 따지게 되면서 이들이 겪는 개인적 아픔이나 심리적 불안감 등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면서 “기획사 차원에서 나름 이에 대응하며 전문가의 조언을 받기도 하고, 멤버들에게 직접적인 상담 등을 권유하기도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손성민 회장은 “그동안 많은 기획사와 관계자들이 연예인들의 심리적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을 해왔다. 협회 차원에서도 관련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려 애써왔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 시달리며 그 눈치를 봐야 하는 연예인들이 외부의 도움을 얻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는 좀 더 구조적인 차원에서 상황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 회장은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바꿀 필요도 있다”면서 “이들이 겪는 심리적 아픔을 기획사와 연예인, 연예인과 연예인이 공유하는 소통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는 한편 이를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체계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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