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KISS와 함께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의 모든 것

입력 2018-01-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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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스케이팅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효자종목 중 하나다. 과학적이고도 치밀한 기술지원이 더해지면서 우리나라의 동계올림픽 메달밭으로 자리 잡았다. ‘빙속여제’ 이상화가 역동적인 코너링을 펼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피드스케이팅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총 3개의 금메달을 안기며, ‘빙상은 쇼트트랙’이라는 공식을 깨트렸다. 밴쿠버 돌풍의 주역이었던 이상화(29·스포츠토토), 이승훈(30·대한항공)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또 한번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한국 간판을 넘어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이상화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가 주 종목이다. 이상화는 이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차례 대결에선 이상화가 고다이라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며 애국가를 울리려는 이상화의 꿈이 이뤄지려면 고다이라를 꼭 넘어야 한다. 이상화는 부상 이후 착실히 재활을 소화했고 점차 훈련의 강도를 높이며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기록만 놓고 평가하면 객관적으로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가 고다이라를 꺾을 확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최근 고무적인 건 꾸준히 스타트 기록(100m)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막판 스퍼트가 좋은 고다이라를 이기려면 스타트에서 최대한 많은 격차를 벌려야만 승산이 있다.

이상화가 세계기록을 세울 당시 스타트 기록은 10초09였다. 그러나 지난 시즌 10.4초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10초26까지 빨라졌다. 더불어 올림픽 경기 방식이 바뀐 것도 이상화에겐 좋은 소식이다. 소치올림픽까지 500m는 1·2차 레이스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가렸다. 그러나 이번엔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이상화로선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최근 경기력이 좋아 지고 있는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박승희(26·스포츠토토)는 국내 빙상 역사 최초로 종목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한다. 경쟁자들에 비해 스피드스케이팅 경험이 다소 부족하지만, 큰 대회에 여러 번 출전한 경험과 열정을 다한 훈련으로 이변에 도전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새롭게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선보이는 매스스타트에서도 최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매스스타트는 최대 24명이 레인지정 없이 400m 트랙 16바퀴를 돌아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경기전략이 중요한 만큼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 김보름(25·강원도청)에게 유리한 종목이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이승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승훈은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시리즈 매스스타트 1·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 4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찬가지로 김보름은 2016~17시즌 5차례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했고, 지난해 2월 올림픽 경기장인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변수가 많은 매스스타트 종목이지만 선수로서 노련함까지 갖춘 이승훈, 김보름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승훈이 이끄는 남자 팀추월 대표팀도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고교생 듀오 김민석(19·평촌고), 정재원(17·동북고)와 함께 출전한다. 경험이 적은 유망주 정재원이 변수라고 할 수 있는데 홈 이점으로 최강 네덜란드 팀을 꺾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이다. 이승훈 선수의 경우 매스스타트와 팀추월 금메달로 그의 올림픽 2관왕을 기대해본다.

현재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팀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 지원팀은 비시즌(5~9월)에는 체력지원, 시즌 (10~12월)때는 기술 지원을 실시했다. 운동부하/무산소성 파워, 1RM 측정 등을 통해 1차 측정→훈련프로그램제공→2차 측정 후 훈련 적응도 및 향상도 평가 등을 하는 체력지원도 병행해 평창을 대비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김보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기술 지원은 단거리 스타트 동작을 중심으로 분석 및 피드백을 했다. 스타트 기술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데는 한계(빠른 기술 동작 변화)가 있어 선수나 지도자의 경험에 의존해 온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현장과 KISS와의 협업을 통해 각종 동작의 고속 촬영 기술을 활용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고 촬영한 영상 정보 및 분석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 동작을 수정하고 교정함으로써 스타트 기록 단축을 꾀했다.

고속 촬영을 통한 동작 분석 정보는 스타트 동작 기술을 구사하는데 있어 불필요한 동작의 구사에 대한 즉각적 피드백을 제공해 잘못된 자세의 고착을 피하고 동작의 실패 원인을 즉시 확인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선수들의 기량이 고도화되고 작은 실수가 경기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표팀 지도자와 지원팀(KISS)은 협업 시스템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현장 밀착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금빛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렬히 기대해 본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송주호 책임연구위원(운동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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