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상이몽’ 화제의 사랑꾼 최수종이 사는 법

입력 2018-02-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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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최수종은 지난해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를 진행하면서 27년 만에 DJ 마이크 앞에 섰다. 6일 1주년을 맞는 그는 “청취자들의 사연에 감사와 행복을 느낀다. 서로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는다”고 했다. 아내인 연기자 하희라와 약속한 “선한 영향력의 통로”를 지켜가는 일부분이기도 하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사랑 ▶ 은혼식 특별 이벤트?ㅎㅎ 비밀
나눔 ▶ 밥차 연기캠프…나눔은 내 운명
인생 ▶ 나만 잘살면 무슨 재미 있나요?

올해 결혼 25주년…“자만·좌절 금지” 다짐
신혼 같은 일상? 서로 존중하는 마음 중요
“살다보니 물질적 풍요가 전부는 아니더군요”

연기자 최수종(56)과 아내 하희라(49)는 지난해 말 새롭게 커플링을 마련했다. 두 사람의 손가락에 맞춤하게 끼워진 반지에는 시구가 새겨져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시인 랜터 윌슨 스미스의 시구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품게 하는데, 최수종·하희라 부부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최수종은 “기쁠 때 자만하지 않고, 슬플 때 좌절하지 말자는 의미다”면서 “늘 지혜로운 문구를 새기고 다니자며 아내와 나눈 약속을 이번에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결혼 25주년을 맞는 두 사람은 이를 기념하면서 새로운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사랑을 그렇게 지니고 있다.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시즌2(동상이몽)에 새롭게 출연하면서 많은 시청자의 시선을 모은 모습 역시 그렇다.

여기에 이들은 이웃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다. 늘 어려운 이들의 편에서 자신들이 지닌 것을 나눌 줄 안다. 이를 통해서도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사랑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인하곤 한다.

스포츠동아가 최수종을 만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인터뷰는 ‘동상이몽’ 방송에 앞서 지난해 12월 중순 그가 DJ로 활동 중인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나서 한 차례 진행했다. 그리고 1월31일 SNS 메신저를 통해 추가로 질문했다. 최수종은 늦은 시간임에도 SNS 메신저로 던진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주었다.

-올해(11월20일)로 결혼 25주년을 맞았다. 축하한다. ‘동상이몽’에서도 확인했지만, 늘 신혼 같은 일상을 사는 것 같다.

“고맙다. 처음의 마음을 변치 않으려는 노력을 함께 한다. 서로 존중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다.”

연기자 최수종(왼쪽)·하희라 부부. 스포츠동아DB

-결혼 25주년을 맞는 만큼 이번에도 부인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겠다.(최수종은 평소 하희라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로 사랑을 표현해왔다. 덕분에 많은 남성들은 아내들로부터 ‘보고 배우라’는 타박을 듣곤 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다만 그동안 1년에 한 차례 홀로 외롭게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드리는 밥차 활동을 해왔다. 결혼 25주년을 기념하면서 역시 어르신들을 찾아뵐 것 같다.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른 시일 안에 할 계획이다. 개인적인 이벤트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젠 받은 것을 함께 나누는 나눔의 생활이 좋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말 라오스에서 은혼식을 열었다. ‘동상이몽’을 통해 곧 보시게 된다.”

최수종의 이런 나눔의 일상에서 하희라도 빼놓을 수 없다. 하희라는 몇 년 전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많은 화상환우들을 만났다. 이후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두 부부는 화상환아를 돕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엔 CCM 앨범 수익금도 기탁했다. 하희라는 작년 말 명예소방대원으로 위촉됐다. 경기도의 한 청소년보육시설을 찾아 아이들을 만나기도 한다.


-두 자녀도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울 것 같다.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는 아무 것도 없다.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이 중요하다. 너희도 더 나누라’고.”


-2011년부터 전남영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특별한 마당도 펼치고 있다.

“연기캠프다. 1년에 한 번, 방학 기간에 지역 학생들 50명을 선발해 4박5일 동안 함께 숙식하며 연기나 촬영 등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난 교장 선생님이고, 연기 등 재능을 지닌 선생님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교단에 선다. 벌써 7년이 됐다. 나도 강의를 하는데 주로 연기에 관한 것이지만, 살아가는 이야기도 함께 나눈다.”

-보람이 많은 일 같다.

“우리는 안내자 역할이다. 아이들이 꿈을 향해 가는 길의 안내자. 그게 뿌듯하다. 실제로 연기캠프를 체험한 아이들의 일상이 많이 달라졌다더라.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공부하면 되는지를 알게 되는 덕분이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함께 지내면서 밤새 글 쓰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막연했던 꿈을 구체화하더라.”

최수종은 이 같은 나눔의 일상이 “선한 영향력의 통로가 되자”는 하희라와 나눈 약속이었다고 말한다. “살다보니 물질적 풍요로움이 전부는 아니더라”는 그는 이런 일상을 통해 자신과 아내도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연기자 최수종.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가 위로를 얻는 또 다른 무대도 있다. 바로 라디오다. 지난해 2월6일부터 KBS 해피FM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1988년 KBS 2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이후 무려 27년 만에 마이크 앞에 앉았다.


-‘매일 그대와 최수종입니다’는 곧 1주년을 맞는다. DJ의 경험은 어떤가.

“정말 느끼는 게 많다. 버스나 택시 혹은 화물차 운전기사들과 주부들,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 다양한 청취자들이 사연을 보내온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감사와 행복을 느낀다. 서로 소통하고 하루하루 시간을 함께 열면서 힘을 얻고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는다.”


-청취자라면 가장 듣고 싶은 노래가 있나.

“전유나의 ‘너를 사랑하고도’이다. 드라마 ‘질투’ 때 극중 최진실과 헤어지고 난 뒤 친구를 찾아가 들었던 노래다. 당시 생각도 많이 나고, 최진실도 그리워진다.”

여전히 맑음을 잃지 않고 있는 그의 얼굴에선 청춘의 변함없는 면모가 묻어났다. 그 까닭, 함께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일 터이다. 마침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00.2도(모금액 4003억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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