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캐릭터’ 전성시대

입력 2018-02-0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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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김태리. 사진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리틀 포레스트’ - 김태리 ‘염력’ - 정유미
‘허스토리’ - 김희애·김해숙 등 우먼파워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캐릭터가 주도하는 스크린 속 이야기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남성 캐릭터 중심 영화가 관객의 시선을 장악한 탓이 크다. 하지만 관객의 공감을 크게 얻지 못하는 여성 캐릭터와 스토리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여성배우의 활약상도 그만큼 쉽게 눈에 띄지 못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여성 캐릭터와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새로운 기대를 걸게 한다. 20대 초반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과 그들이 스크린을 통해 표현할 다채로운 캐릭터가 한국영화에 또 다른 기운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포문은 김태리가 연다. 김태리는 28일 개봉하는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이 시대 20대가 지닌 고민의 깊이를 드러내고 자연 속에서 치유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류준열, 문소리 등과 공연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무게중심은 김태리에게 쏠린다.

김희애와 김해숙 역시 올해 여성의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1990년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끈질긴 법정 투쟁을 벌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린 ‘허스토리’가 그 무대. 이미 지난해 말 촬영을 마친 영화 속에서 김희애는 원고단 단장, 김해숙은 일본 사법부에 맞서는 생존자 역으로 각각 연기를 펼쳤다.

영화 ‘염력’의 정유미(위쪽)-‘궁합’의 심은경. 사진제공|NEW·CJ엔터테인먼트


이와 함께 남성 캐릭터와도 어우러지며 그 못지않은 비중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도 반갑다. 현재 상영 중인 ‘염력’을 비롯해 22일 개봉하는 ‘환절기’와 28일 선보이는 ‘궁합’ 등이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내는 ‘염력’의 정유미, 아들과 그 친구가 겪는 아픔을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을 그리는 ‘환절기’의 배종옥, 궁합에 얽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궁합’의 옹주 역 심은경이 그 책임을 맡았다. 3월 개봉하는 ‘사라진 밤’의 김희애 역시 김상경 등과 함께 스릴러 영화 속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면모를 과시할 전망이다.

이처럼 오랜만에 만나는 개성 강한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와 남성배우 위주의 한국영화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눈에 띄지 못했던 여성 캐릭터와 그 배우들의 어깨가 새삼 무거워 보이지만, 이들을 통해 더욱 다양한 무대가 열릴 것으로 충무로는 기대하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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