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김주혁, 살아있는 우리 동료”…‘흥부’가 남긴 먹먹함 (종합)

입력 2018-02-05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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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김주혁, 살아있는 우리 동료”…‘흥부’가 남긴 먹먹함 (종합)

故 김주혁의 유작 ‘흥부’가 베일을 벗었다.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따뜻하고 희망적이었고 그래서 더 슬프고 아련했다.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흥부’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흥부’의 주연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이 참석했다. ‘흥부’에 출연했던 故 김주혁은 무대 뒤 환하게 웃는 모습의 포스터로 함께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 조혁(김주혁)과 조항리(정진영)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독전’과 더불어 김주혁이 남긴 작품으로 이번 설 시즌 먼저 개봉하게 됐다.

정진영은 “이 작품에 대해 어느 때보다 관심을 가져주는 중심에 김주혁이 있는 것 같다. 김주혁은 멋있게 연기했다. 우리가 함께한 지난해 봄부터 여름까지의 시간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흥부’를 그의 유작으로만 생각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 김주혁은 이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우리의 동료고 여러분의 배우”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관객들도 기자들도 영화 속 김주혁이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영화 안에서는 조혁으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우는 “정진영 선배를 포함해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았다. 특히 김주혁 선배의 배우로서의 큰 울림이 있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많이 보고 싶다. 오늘은 더 그립다”고 말했다.

정해인은 “‘흥부’에서 김주혁 선배와는 마주친 적이 거의 없었다. 처음 뵀을 때 생각이 선명하게 난다. 촬영할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했다. 내게 건네 준 따뜻한 한 마디가 생각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지금 마음이 복잡하다”고 털어놨다.

故 김주혁은 극 중 힘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 조혁을 연기했다. 야망에 눈 먼 형 조항리(정진영)와는 달리 백성들이 행복한 의망의 조선을 꿈꾸는 인물. 조근현 감독은 “김주혁은 정진영과 더불어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던 배우다. 함께해서 정말 행복했다. 내가 원하는 것 이상으로 연기해줘서 고마웠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내내 무겁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 막바지까지 감정을 어렵게 추스른 정우는 “행사를 앞두고 주변에서 씩씩하고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인사하라고 하더라. 아직 내가 부족한 것 같다. 이해 부탁드린다”고 고백했다. 조 감독은 “김주혁이 활짝 웃고 좋아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꼭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작품 안에서 여전히 살아 숨쉬는 김주혁을 확인할 수 있는 ‘흥부’는 2월 14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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