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이원근-지윤호에게 배웠다”…‘환절기’ 배종옥의 고백 (종합)

입력 2018-02-06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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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이원근-지윤호에게 배웠다”…‘환절기’ 배종옥의 고백 (종합)

“우리 영화 개봉 못하는 줄 알았어요. 드디어 세상에 나오네요.”

말투는 담담하지만 솔직하고 과감했다. 배우 배종옥이 가식 없는 진솔한 발언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환절기’ 기자간담회. 이날 행사에는 ‘환절기’의 주연 배우 배종옥과 이원근 지윤호 그리고 이동은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배종옥은 “우리나라 영화계에는 요즘 더 이상 끝이 없을 정도로 강렬한 작품이 많다. 그에 반해 우리 작품은 겉으로 볼 때 심심하고 잔잔하고 밋밋하다.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감정의 파고가 심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16년 7월 크랭크업한 후 1년 7개월의 기다림 끝에 빛을 보게 된 영화 ‘환절기’는 마음의 계절이 바뀌는 순간, 세 사람의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절친한 사이 수현과 용준의 색다른 감정선을 수현의 엄마 미경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작품.

배종옥은 “우리나라에서 여배우들이 할 영화가 많이 없다”면서 “더군다나 내 또래 여배우가 영화를 끌고 나가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후 이제 할머니가 되어야 영화를 할 수 있나보다 싶었다. 그런데 ‘환절기’가 다가왔다. 아직 더 늙기 전에 여자의 일생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작품이 오는구나 싶었다. 즐겁게 찍었다.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의미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고백했다.

극 중 배종옥은 수현의 엄마로 아들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인생의 ‘환절기’를 맞는 미경을 연기했다. 더불어 수현은 지윤호가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용준은 이원근이 열연했다. 두 사람은 민감할 수 있는 퀴어 멜로 감성을 자극적이지 않고 서정적으로 표현해냈다.

이원근은 지윤호와의 호흡에 대해 “서로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에는 고생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친해지더라. 애정 있게 바라보는 모습들도 부끄럽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는 현장이 만들어졌다”고 회상했다.

이에 배종옥이 “내가 볼 때는 현장에서 둘이 서로 낯가림하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 찍는 내내 안 친해져서 굉장히 걱정했다. 특히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에서 저렇게 낯을 가려서 찍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도 “그런데 완성작을 보니 그 장면이 정말 뭉클하게 와 닿더라. 나 몰래 둘이 친했구나 싶더라”고 밝혔다.

배종옥은 “두 사람의 연기를 예쁘게 잘 봤다. 역시나 항상 그렇듯 나만 잘하면 되더라”고 셀프 디스(?)하기도 했다. “배종옥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도움받았다”는 후배들의 말에도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배종옥은 “두 사람을 보면서 내가 더 많이 배웠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 두 젊은 친구들과의 작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을 보면 ‘내가 왜 저렇게 연기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부족함을 느낀다. 연기할 때 더 많이 고민하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편, 시나리오 완성 이후 동명의 그래픽 노블로 먼저 만들어졌던 ‘환절기’는 원작자 이동은 감독이 연출까지 맡은 작품이다. 명필름랩 1기 출신 이동은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환절기’는 22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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