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모범 외인’ 버논 맥클린의 매력

입력 2018-02-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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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맥클린. 스포츠동아DB

고양 오리온의 센터 버논 맥클린(32·203㎝)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지난해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오리온에 입단했다.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자이지만, 기량이 하락세에 있고 체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많아 순번이 한참 뒤로 밀렸다.

맥클린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평균 24.1점(1위)·9.9리바운드(6위)·3.8어시스트·1.1블록슛을 기록하면서 자신을 향한 잘못된 우려를 싹 지웠다. 오리온이 올 시즌 하위권에 쳐진 가운데서도 상대 팀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은 맥클린의 활약 덕분이다. 비록 2라운드에 선발됐지만, 1라운드에 뽑힌 선수들을 능가하는 기량을 자랑한다.

맥클린의 매력은 경기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팀 훈련과 평소 생활에서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뢰를 사고 있다. 오리온 추일승(55) 감독은 “훈련태도가 좋고 아주 성실하다. 코칭스태프의 뜻을 잘 받아들이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대부분의 NBA경력 선수들은 자존심이 있어서 코칭스태프의 지도 자체를 무시하고 자신이 해오던 것을 한다. 하지만 맥클린은 그렇지 않더라. 어떤 부분을 짚어주면 일단 하고 본다. 결과가 자신에게 효과적이면 꾸준히 연습까지 한다. 평소에도 아주 점잖고 인성이 좋다”며 극찬했다.

맥클린은 삼성의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29)와는 어린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동향(버지니아)의 형·동생 사이다. 서로 숙소를 떠나 외박하는 날이 맞을 때는 이태원에서 라틀리프와 함께 식사도 하는데, 술은 일절 입에 대지 않을 정도로 몸 관리도 철저하다.

국내에서의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는 맥클린이지만, 다음시즌에는 뛰고 싶어도 뛸 수가 없다. KBL에서 장신 외국인선수의 신장을 200㎝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라이아웃에서 측정한 맥클린의 신장은 202.7㎝다. 맥클린은 “그동안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를 만났고 생활도 아주 만족스럽다. 제도변경으로 다음 시즌에 뛸 수 없다고 하니 아쉽다. 신장 측정을 다시 한다고 하지만, 나는 200㎝이하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며 아쉬워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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