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호야→이호원, 홀로서기를 시작한 27세 청춘

입력 2018-02-0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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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그룹 인피니트에서 탈퇴한 ‘호야’가 이호원이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에 나섰다. 첫발을 디딘 곳은 바로 뮤지컬 ‘모래시계’. 드라마가 방영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 보지도 못했고 그 인기를 실감하지도 못했다. 낯선 것들이 가득했던 환경 속에서 그는 두려운 생각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처음에는 “한 번 해보기나 하자”고 도전했던 뮤지컬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계속하고 싶어진 장르가 됐다. 이호원은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았을 뿐인데, 그 기회가 놀라운 경험을 하게 했다”라며 자신에게 온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제가 들어와서 바라본 뮤지컬의 세계는 생각보다 더 열정적이었어요. 모든 배우가 대본을 치열하게 분석하시고 캐릭터를 고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했어요. 그래서 이 뮤지컬이 만들어진 과정을 함께 즐긴 것 같아요. 또 혼자 서는 무대가 아닌 함께 서는 무대라 더 편안했던 것 같아요.”

이호원은 여주인공 ‘혜린’을 지켜주는 보디가드 ‘재희’ 역을 맡았다. 동명 드라마에서 이정재가 이 역으로 단숨에 라이징 스타가 되기도 했다. 또한 검도를 포함해 여러 액션 연기를 펼쳐야 했다. 이런 여러 가지 면에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는 “뮤지컬 연습을 하며 드라마를 따로 보진 않았다. 오히려 나만의 ‘재희’를 탄생시키고 싶었고 뮤지컬은 드라마와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검도를 익히는 건 큰 무리가 되질 않았어요. 단지 기관지가 좋지 않아서 격하게 움직이면 호흡을 조절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었죠. 그리고 검도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라도 잘못하면 누군가는 부상을 당할 수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했던 것 같아요. 게다가 다른 장면 연습도 해야 하니 검도 장면 같은 경우는 많이 합을 못 맞춰봤어요. 그럼에도 배우들이 모두 프로시니까 호흡이 척척 맞는 걸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연기적인 부분은 어땠을까. 극중에서 ‘재희’의 분량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1분을 나오든 10분을 나오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라며 “내가 열심히 해서 짧은 시간이라도 내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저는 혜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 채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극에서 재희는 어디 구석에 있거나 하잖아요.(웃음) 그런데 제 연기를 또 보시고 의도를 파악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감사하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해요.”


앞서 말했듯, 이호원은 지난해 인피니트에서 탈퇴했다. 팀을 나왔어도 여전히 멤버들과 팬들을 향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인터뷰 끝에 그는 “팬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룹을 나오게 된 이유를 묻자 “나 자신을 알아가고 싶었다. 온전히 나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서 멤버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었다”라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연습생 시절부터 한 길만 바라보고 왔잖아요. 데뷔를 하고 가수생활을 하면서 ‘아이돌은 이래야 한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고요. 많은 사랑을 받고 보는 눈이 많으니 모든 언행에 조심해야 했어요. 하지만 저도 점점 나이가 들면서, 세상 이야기도 궁금해지고 거기에 대해서 의견도 내고 싶지만 팀에게 피해가 갈까 그러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갇히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심 끝에 결정한 거예요.”

현 소속사는 전전긍긍했지만 이호원이 전 그룹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팀 멤버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이 절대로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지 내가 언급하는 것 자체로도 멤버들에게 피해가 가진 않을까 우려할 뿐,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홀로서기를 성공적으로 한 이호원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해보고 싶다. 또 그 음악으로 공연을 하는 게 내 꿈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알앤비(R&B)에 도전하고 싶다며 자신이 해석한 알앤비를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먼 미래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은 큰 목적 하나를 두고 차근차근 가는 게 꿈이에요. 지금은 일단 앨범을 발매하려고요. 2년 전부터 만들었고 거의 완성이 되고 있어요. 어떤 노래가 있냐고요? 여러 노래가 있지만 제가 힘들 때 겪었던 감정들을 노래에 담았어요. 또 제 음악을 듣는 팬들 중에 10대 팬들을 위한 노래도 있고요. ‘교훈’이라면 거창하고 ‘메시지’를 조금 담았어요. 하하.”


이호원은 음악 뿐 아니라 연기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MBC ‘투깝스’를 마친 이호원은 배우 조정석과 뮤지컬 이야기를 하며 많이 친해졌다고도 말했다. 그는 “조정석 형과 드라마를 하면서 연기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냥 보는 것 자체가 수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정석이 형이 뮤지컬 배우 출신이시니까 제가 이름만 말하면 다 아시더라고요. 형도 무대에 오르시는 것을 좋아하시니까 현장에서 계속 뮤지컬 이야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형이 연기를 워낙 잘 하시니까요. 전 옆에서 그냥 무료로 수업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형에게 참 감사해요.”

꼭 도전해보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연극’이라고. 이호원은 “영화와 드라마 섭외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어서 지금 당장은 연극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라며 “하지만 언젠간 꼭 도전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저는 소극장 연극을 하고 싶어요. ‘모래시계’나 ‘투깝스’ 같은 경우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만드는 거잖아요. 그래서 3~4명의 배우가 올라가는 무대는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안 가서요. 또 많은 양의 대사를 긴 시간동안 소화한다면 어떨지도 생각해보고요. 또 故 김광석 선배님의 음악으로 꾸며진 주크박스 뮤지컬을 꼭 해보고 싶어요. 그 분의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할 수만 있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 한창 하고 싶은 27세입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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