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리턴’…고현정 없이도 잘나갈까

입력 2018-02-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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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리턴’ 포스터. 사진제공|스토리웍스

연출자와의 갈등…결국 고현정 하차 마무리
평창 숨고르기…기존 인물 중심 새롭게 구성


배우 고현정이 출연 중이던 SBS 수목드라마 ‘리턴’의 연출자 주동민 PD와 마찰을 빚고 중도하차했다. 주연배우가 연출자와 갈등 끝에 중도하차한 초유의 사태다. 갈등의 원인은 고현정이 자신의 출연 분량과 캐릭터 이견 등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하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의 높은 시청률로 잘 나가는 드라마는 고현정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파행을 맞았고, 제작진은 현재 대본 수정 등 수습 마련에 분주하다.

드라마에 출연중인 동료 연기자들과 현장에 있던 제작진 등에 따르면 고현정은 1월17일 1회 방송 전부터 자신의 분량에 대해 주 PD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첫 촬영 전 대본이 8회까지 나와 있었고, 고현정은 자신이 얼마만큼 등장하는지 인지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자신보다 신성록이나 봉태규 등의 비중이 많은 것을 못마땅하게 여길 이유가 크게 없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촬영장에서 주 PD에게 몇 시간이나 항의하는 등 현장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대본 수정 요청은 물론 오전 촬영을 기피하고 하루에 실내 세트장과 야외를 오가며 촬영하지 말 것을 요구하면서 촬영이 지연됐고, 다른 출연자들의 불만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결국 주 PD는 대본을 고현정에게 먼저 건네 ‘컨펌’을 받는 과정을 거친 뒤 전 출연진에게 전달하는 방법까지 써가며 최대한 잡음 없이 현장을 이끌어가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고현정.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고현정과 주 PD의 감정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급기야 고현정이 5일 주 PD와 언쟁을 하던 중 소란 끝에 촬영장을 무단이탈했고, 7일 밤 SBS는 “고현정의 불성실함으로 더는 작업을 할 수 없다”며 주인공 교체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했다. 초강수를 두기까지 고민이 컸던 SBS 측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상황이어서 고현정과 주 PD를 타협시켜 이끌고 갈 만도 했지만 갈등을 봉합할 수 없다는 판단에 어렵게 하차결정을 내렸다. 고현정 측도 SBS의 하차 통보를 받아들였다. 고현정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8일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이견을 조율하려 노력했지만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며 “드라마 특성상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BS와 ‘리턴’ 출연자들은 이번 사태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짓고 시청자가 느낄 혼란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행히 8일 방송할 8회는 이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중계로 결방이 예고됐고, 14·15일 역시 드라마 대신 올림픽 경기가 중계될 예정이다. 8회가 방송될 21일까지 약 2주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제작진은 고현정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하차보다는 그대로 두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체 배우로 박진희에게 제안을 한 상태이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를 나누지는 못했다. 일단 11일 촬영을 재개하며 이진욱 신성록 봉태규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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