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미스티’에서는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차가운 말과 달리, 과거부터 현재까지 아내 고혜란(김남주)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강태욱(지진희)의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난 너한테 바라는 거 없다”면서도 눈빛은 “내가 사랑해. 너도 그렇게 될 거야. 내가 그렇게 만들 수 있어”라던 10년 전보다 더 깊어졌기 때문이다.
결혼보단 성공이 우선인 혜란의 마음을 알고서도 기꺼이 그 배경이 되어주겠다며 청혼한 태욱. 자신의 사랑이 혜란을 변화시킬 것이라 믿었던 터. 하지만 혜란은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성공을 최우선으로 했다. 앵커 오디션을 보기 위해 아이를 지웠고 결국, 태욱의 마음에는 미움과 원망 등 복잡한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옛 연인 케빈 리(고준)와의 인터뷰 도중, 평소와 달리 긴장하는 혜란을 화면만으로도 알아차리고, 어머니(연윤경)의 장례식장에서 슬픔을 참는 그녀를 유일하게 위로하던 태욱. 10년 전과 같이 그 누구보다도 혜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성공만을 좇는 아내가 야속할 법도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이 정말 성공뿐이라면 날아오를 수 있게 날개를 달아주려는 그의 사랑법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혜란이 경찰에 소환되자, 참고인실 문을 열고 나타나 “대답하지 않겠습니다”라며 아내의 변호인으로서 활약할 것을 예고한 태욱.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던 섬세한 표현력으로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들고, 눈빛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감정을 단번에 담아내는 지진희의 마법 같은 멜로 감성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스티’ 4회는 오늘(10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