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무대 깜짝 등장한 서현…그 뒤엔 특별한 사연 있었네

입력 2018-02-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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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오른쪽 두 번째)이 1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에 올랐다. 북측 가수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감동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제공|청와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
北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과 한 무대
설운도·이선희·최진희 등 노래 재조명


“우리의 소원은 통일 / 꿈에도 소원은 통일 /….” 그룹 소녀시대 출신 서현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무대’. 관객의 가슴은 뜨거워졌고, 이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도 뭉클했다.

11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을 기원하는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무대에서 서현은 남북이 노래와 문화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 서현은 북측 가수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감동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최진희, 이선희, 설운도 등 한국 가수들의 노래도 이번 공연에서 불리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 서현은 어떻게 무대에 나섰나

서현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비롯해 이산가족 등 1500여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나섰다. 그는 이날 청와대의 출연 요청에 흔쾌히 응해 전격 등장, 북측 가수들과 손을 잡고 노래했다. 공연 뒤 북측 가수 송영과 포옹하며 인사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서현은 북한 예술단과 함께 연습할 시간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지만, 북측 가수들과 조화를 이루며 무대를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청와대 측은 북측 가수가 모두 여성인 점, 이산가족 등 어르신 관객 등을 고려해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 중 서현을 섭외했다. 북측은 당초 남북 가수들이 함께 무대에 서는 것에 난색을 표했지만 우리 측이 설득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서현이 소속됐던 소녀시대가 이미 북한에도 이름과 얼굴이 알려져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 또 다른 합동무대는 언제?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또 다른 점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를 비롯해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선희의 ‘J에게’, 설운도의 ‘다함께 차차차’, 왁스의 ‘여정’ 등 한국 가요를 불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이 강릉과 서울에서 펼친 두 차례 공연에서 부른 노래는 대부분 북한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한국 가수들이 북한을 방문해 공연을 펼치면서 해당 노래를 소개한 바 있다. 1999년 최진희, 설운도, 태진아는 12월5일 평양에서 열린 ‘평화친선음악회’에서 노래했다. 그룹 젝스키스와 핑클 등도 함께했다. 최진희, 이선희, 설운도 등은 1992년 8월16일 러시아 사할린에서 북한 평양예술단 소속 정애란, 오영희 등 가수들과 남북 합동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물론 이런 무대는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반도 긴장이 완화하고 남북간 대화 무드가 조성되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무대다.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를 계기로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향후 남북 가수들의 또 다른 합동무대를 기대하는 시선도 커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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