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흘 연속 언더파…4R 내내 선두 독주
“오늘 밤 파티 해도 좋을 것” 기쁨 만끽
고진영(23·하이트진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데뷔전부터 정상에 서며 거물 신인임을 입증했다. 나흘 내내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67년 만에 나온 투어 데뷔전 우승의 진기록도 함께 세웠다. 지난해 10월 자신에게 미 LPGA 투어카드를 선물했던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이은 2대회 연속 우승도 함께 작성하며 강력한 임팩트를 남겼다. 미 LPGA 투어의 슈퍼루키 고진영은 18일 호주 애들레이드 쿠용가 골프클럽(파72·659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11언더파 277타로 맹렬하게 추격했던 KLPGA 투어의 슈퍼루키 최혜진(19·롯데)을 따돌리고 정상을 밟았다.
대회 첫 날부터 리더보드 꼭대기를 점령한 고진영은 4일 연속 언더파를 기록하며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것을 입증해냈다. 고진영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LPGA 투어 첫 우승을 했다.
당시는 비회원 자격으로 이뤄낸 우승이었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정식 회원으로 참가한 첫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는 1951년 베벌리 핸슨(이스턴 오픈 우승) 이후 6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고진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라운드까지 4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1번홀(파5)과 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3번홀(파3)과 7번홀(파3)에서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는 바람에 1타씩을 잃으며 흔들리는 듯 했다. 이 사이 최헤진이 열심히 타수를 줄이며 쫓아와 한때 1타자까지 거리가 좁혀졌다.
하지만 고진영은 전날과 다름없는 드라이버의 스윙템포와 위기에서 스스로 무너지지 않은 강인한 멘탈로 전반 9개 홀에서 1타를 줄였다. 후반 홀도 계속 파 세이브를 하며 안전운행을 거듭했다. 고진영은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했고, 17번홀(파4)에서 다시 한 타를 줄이며 경쟁자들의 추격을 완전히 뿌리치고 우승을 확정했다. 최혜진은 전반에만 4타를 줄였으나 후반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하나 추가하는데 그쳐 역전까지는 힘이 부쳤다.
고진영은 우승 인터뷰에서 “3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친구로부터 ‘10타를 앞서고 있어도 지금과 똑같다. 흥분할 필요 없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 덕분인지 차분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오늘 밤에는 파티를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
그동안 겨울 전지훈련에 집중하느라 이번 대회에서 LPGA 무대에 데뷔한 고진영은 앞으로 본격적인 투어에 나선다.
한편 호주동포 이민지(22)는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신지애(30), 유소연(28·메디힐), 유선영(32·JDX) 등은 6언더파 282타로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