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이상화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이제 푹 쉴 것”

입력 2018-02-19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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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빙속여제’ 이상화(29)의 표정에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이상화가 올림픽 3연속 메달을 따낸 뒤 기자회견장에 앉았다.

이상화는 지난 18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 33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화는 출전한 31명 중 가장 빠른 100m 랩타임(10초 20)을 기록했다.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10초 26보다도 0.06초나 빨랐다.

하지만 이상화는 레이스 종반 코너링에서 실수를 범했고, 스타트에 미치지 못하는 기록을 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화는 19일 강원도 강릉 코리아 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상화는 "4년을 기다려서 평창까지 오게 됐다. 비록 결과는 은메달이었지만 굉장히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 일문일답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나?
- 아직 확답을 내리기 어렵다. 일단 푹 쉰 다음 생각하면서 결정할 것.

- 경기 직후와 지금의 감정은?
- 큰 차이는 없다. 똑같다. 올림픽이 끝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시 상황을 다시 돌아 본다면 울컥한다. 다시 울 것 같다.

- 펑펑 울었던 상황에 대해 다시 돌아보면?
- 처음에는 이제 정말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그동안 받았던 압박과 부담이 없어져서 펑펑 울게 된 것 같다.

- 쉬어야 할 시간인데?
- 원래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다. 알람을 모두 꺼놓고 쉬고 싶다.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쉬고 싶다. 다 내려놓고 쉬는 것이 지금 할 일이다.

- 경기 당일 협회 분의 방해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 이미 깨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것 때문에 컨디션을 망쳤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다.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을 것 같다.

- 은퇴 유보의 이유는?
- 1~2년 더 할 수 있다. 아직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은퇴에 대해서는 나중에 결정해야 할 문제다.

- 올림픽전에 스스로 100점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가?
- 100점이다. 포기할 수 있었는데 재활하고 좋아지는 저를 보면서 아직도 건재하다 느꼈다. 목표대로 올라가는 저 자신에게 100점을 주고 싶었다.

- 부모님 보면서 울컥하는 것 같았다.
- 올림픽 현장을 함께해서 더 울컥했다. 경기 전에 보였다. 이미 거기 계신 걸 알았다. 일부러 찾아가서 손 인사를 했다.

- 어떤 스케이터로 기억되고 싶나?
-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스프린터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

- 안방 올림픽이 어떤 점이 달랐나?
- 올림픽 같은 느낌이 없었다. 아파트에서 사니 집 같았다. 그래서 부담이 덜 됐다.

- 3-4코너 실수, 가속을 붙이는 구간의 실수는?
- 너무 빨라서 들어가는 구간부터 미스가 있었다. 그걸로 인해서 코너를 매끄럽게 돌지 못했다. 워낙 너무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 아쉽다.

- 이미 레전드라는 팬들의 말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 약간 은메달 따면 죄인이 된 기분이 든 적이 많았다. 제 친구가 보내준 댓글로 힘이 됐다. 링크에도 저를 위한 문구가 걸려있었다. 그걸로 위안이 됐다.

- #난나야 해시태그의 의미는? 알람은 오늘은 끄셨는지.
- 알람은 어제 다 껐다. 주변사람 의식하기 싫어서 제 갈길을 가겠다는 저만의 주문을 외웠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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