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테러에 위치추적장치까지…도 넘은 워너원 사생팬

입력 2018-02-2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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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워너원. 사진제공|CJ E&M

상식 벗어난 행동에 멤버·주변인 고통
YMC “차량에 위치추적장치 2번 제거”


팬이라는 ‘가면’을 쓰고 벌이는 범죄와도 같다. 그룹 워너원이 ‘사생팬’들로부터 육체·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사생팬이란 인기 스타들의 사생활과 일거수일투족까지 알아내려고 밤낮없이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이르는 말이다. 자신의 사생활을 포기하고 3∼4명씩 무리지어 다니며 스토커 같은 행동을 한다. 워너원의 ‘사생팬 피해’는 지난해 이들이 데뷔하기 전부터 일어났던 일로, 시간이 지날수록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더 극심해지고 있다.

워너원은 3월19일 새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가요계로 돌아온다. 워너원은 컴백을 앞두고 미리 소화해야할 방송일정 등을 시작하자 사생팬이 급증했고, 이들의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다. 워너원 각 멤버들의 소속사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YMC엔터테인먼트 측은 멤버들의 고통을 호소하며 “아티스트의 소중한 삶을 망가뜨리는 행위를 멈춰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며 사생팬들에게 자제를 당부해도 전혀 통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사생팬들의 도를 넘는 행동과 횡포에 각 소속사 측에서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경고해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사생팬들은 불법까지 저지르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피해는 고스란히 멤버들과 주위 사람들이 받고 있다. 멤버들의 각 소속사와 YMC 측에 따르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한다.

그룹 워너원.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사생팬들은 멤버들의 신체 일부를 고의로 접촉해 불쾌함이나 수치심을 들게 하는 것은 다반사다. 또 멤버들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명의 도용은 물론 수시로 연락을 시도해 불편을 끼친다. 전화를 걸어 받지 않으면 받을 때까지 연락을 하거나 모바일 메신저에서 단체 대화방을 만들고 멤버들을 강제로 초대한다. YMC측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을 염려해 멤버들 개인 명의로는 휴대전화를 개설하지 않았음에도 멤버들의 휴대전화번호 등이 이미 다 노출되고 말았다”며 “밤낮없이 연락을 해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개인 일상생활이 없어져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공식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비행기를 이용할 때도 사생팬들이 멤버들의 주변 좌석까지 점령해 충격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멤버들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는 건 당연지사다.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방법까지 동원해 멤버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멤버들이 이용하는 차량에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장치를 설치해 비공식 스케줄까지 따라다니고, 행사가 예정된 곳에 2∼3일 전부터 잠복해 있다가 해당 건물의 계단과 화장실에서 멤버들을 몰래 촬영한다. 이 관계자는 “차량 아랫부분에 설치된 위치추적장치를 2번이나 제거했다. 몰래카메라를 건물에 설치하거나 멤버들의 신체에 해를 입히는 시도까지 서슴지 않아 그 피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생팬들의 사생활 침해는 일종의 폭력이자 엄연한 ‘범죄’다. 팬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이유로 스타들이 감당해야한다는 인식을 버려야한다”며 “제발 상식을 넘는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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