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눈의 태극전사들 “메달 못따도 괜찮아”

입력 2018-02-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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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바이애슬론대표 티모페이 랍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랍신·프리쉐 등 각종목서 한국 최고기록
메달 획득 여부 떠나 지속적인 관심 중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 한국은 그간 체격조건, 환경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동계올림픽 세계 10위권 내의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다만 메달종목은 극히 한정적이었다. 대부분의 메달이 쇼트트랙과 빙상 종목에서 나왔다. 설상종목은 1948년 대한민국이 스위스 생 모리츠 대회에 첫 참가한 이후 70년의 역사에서 아직 메달이 없다.

2000년대 들어 김연아(피겨스케이팅·은퇴),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등 스타들의 등장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는 윤성빈(스켈레톤)이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썰매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쇼트트랙 일변도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는 종목의 폭이 좁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 폭을 넓히기 위해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19명의 선수가 ‘체육분야 우수인재 특별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됐다. 144명의 한국선수단 중 13%에 해당하는 숫자다. 19명의 특별한 한국인선수 가운데 11명은 아이스하키(남자 7명·여자 4명) 대표팀이다. 나머지 8명은 바이애슬론(티모페이 랍신, 안나 프롤리나, 에키테리나 에바쿠모바), 크로스컨트리(김 마그너스), 프리스타일 스키(이미현), 루지(에일린 프리쉐),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싱(민유라, 알렉산더 겜린) 등 그동안 한국의 취약한 종목의 선수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조국에 올림픽 메달을 안기겠다는 부분 꿈을 안고 대회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는 메달 소식이 없다.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취약종목인데다 메달도 나오지 않다보니 이들을 향한 관심이 전보다 떨어졌다.

여자 루지대표 에일린 프리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독일 국가대표 출신의 프리쉐는 13일 루지 여자싱글 1∼4차 주행 합계 4분6초400을 기록해 8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국적 선수로는 최고 성적이었다.

러시아 출신의 랍신은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16위, 추적 22위, 개인 경기 20위를 차지해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를 다시 썼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프롤리나는 바이애슬론 여자 추적 10km에서 50위, 에바쿠모바는 바이애슬론 여자 15 km에서 16위로 선전했다. 김마그너스는 남자 15km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45위, 이미현은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싱의 겜린-민유라 커플은 2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한복의상을 입고 가수 소향이 부른 ‘홀로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쳐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역시 메달권은 아니었다.

비록 기대했던 메달을 선물하지 않았지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이다. 프리쉐와 랍신의 경우, 2022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대한민국 선수로 출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꾸준한 관심을 기대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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