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원롯데’…롯데그룹, 일본 입김 커지나

입력 2018-02-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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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日롯데홀딩스 대표 사임

해임절차 전 사임…대표이사서 이사로
일본주주-경영진, 한국경영 관여 우려
신동주 전 부회장도 경영권 탈환 노려
롯데 “한일 롯데협력 관계 약화될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의 사임안을 의결했다. 신 회장의 직함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일본에서는 대표이사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사회에서 해임 절차를 밟는 게 관행인데, 신동빈 회장은 법정구속 이후 먼저 대표이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공동대표였던 쓰쿠다 다카유기 사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단독대표가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거 보유한 실질적인 지주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에 일본 롯데 주주들과 일본인 경영진의 관여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그룹 경영권 탈환에 다시 나설 것이 예상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28.1%의 광윤사인데,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이다. 신 전 부회장은 언제든 임시주총을 제안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를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최대주주 광윤사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관계사(20.1%)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분 1.4%에 불과한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정업원지주회 등 주요 주주들의 지지로 경영권을 지켜왔다. 그래서 향후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원롯데’를 이끄는 수장이던 신 회장의 사임으로 50여년 간 지속되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가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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