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껴안고 신체접촉” 조민기 성추행 추가 폭로, 경찰 내사 시작
입을 열면 논란을 키운다.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의 이야기다. 조민기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정년트랙 부교수)을 사임한 가운데 자신을 향해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직접 심경을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민기는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과의 인터뷰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며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도 “내 딸과 같이 너희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조민기가 입을 열수록 논란이 증폭된다. 소속사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조민기의 말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그가 20일 ‘뉴스룸’을 통해 전한 입장은 ‘비난의 불씨’가 됐다. 당시 조민기는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며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추가 폭로로 이어졌다.
조민기의 인터뷰를 참을 수 없었던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자 연극배우 송하늘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20일 밤 SNS 계정을 통해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학교 선·후배가 지난 수년간 겪어내야만 했던 모든 일들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 나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나서기 너무 두려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두렵지만 이 논란이 잠잠해지면 어디에선가 또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처럼 두려워하며 지낼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글을 적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민기 교수는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 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 워크샵이나 오디션, 연기에 관한 일로 상의를 하자는 교수의 부름을 거절 할 수 없었던 어린 학생들은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셨다. ‘안 가면 되지 않느냐’, ‘피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만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하거나, 선배를 통해 연락을 하거나, 함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왔기에 결국은 그 자리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혼자 그 자리에 가지 않기 위해 학우들에게 연락해 동행하곤 했다. 친구와 같이 그 자리에 가는 것, 혼자 가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소속사가 진화에 나섰다. 우선 조민기의 차기작 OCN 새 오리지널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를 결정한 것.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 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추가 폭로는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다. 게시판에 따르면 작성자는 “나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며 “터질 것이 터졌구나 싶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다. 4년간 대학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 교수라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충격적인 2학년 재학 시절을 떠올렸다. 작성자는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됐다.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했고 맨정신의 나,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다”며 “소파에 앉아있는 날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내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 소름이 끼친 나는 다리를 소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나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나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민기를 향한 연이은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수사기관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사를 시작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청주대 여대생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내용과 자료 등을 파악하고 있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관련 사실에 대해 아직 정확성을 파악하지 않은 만큼 학교 측 자료를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참고인 조사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리 역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고소 등 수사기관에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는 없다. 따라서 최대한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성추행 의혹의 진위를 떠나 교수직은 물론 배우로서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된 조민기다. 과연 이번 일이 그가 처음 주장한 ‘음해’일지, 아니면 소름끼치는 진실일지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다음은 22일 피해자라고 주장한 누리꾼 주장 전문>
저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입니다.
이틀간 올라오는 기사들을 모두 읽어가며 씁쓸함과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버젓이 공개되어 나가는 수많은 기사들에 걱정과 무서운 마음까지 참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입니다. 그 자리에 있진 않았지만 그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교수라면 사실이 확실합니다.
조민기교수가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여서' 가슴으로 연기하는 후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슴을 만졌다한들, 노래방에서 있었던 그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들 광경이 그저 힘든 두세달의 공연연습을 끝내고 마무리한 제자들을 격려해주기 위함이었다 한들 그 행위를 당한 사람이 느끼기에 그것이 성추행이고 모욕을 느꼈다면, 조민기 교수는 사과를 했었어야 했습니다. 그게 진정 모교의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힘든 스케쥴을 소화해내며 후배들을 가르치고자 했던 진짜 교수님이었다면 말입니다.
1학년 아무것도 모르고 부푼 꿈만 안고 입학했을 때, 조민기 교수는 정말 멋진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워크샵을 지도할 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했습니다. 간혹 술자리를 가질때면 제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으며 깍지를 끼고 선을 넘나들 듯 교수로서 할수는 없는 너무나도 친밀한 스킨십을 해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상태의 저는 그저 제가 너무 유난이고 예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칠때면 너무나도 신사적이고 젠틀한 모습이었기에 때론 저 스스로 과장해서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학년 땐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었습니다. 그 팀안에는 당시 제 남자친구도 있기 때문에 스킨십 부분에서는 스스로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술자리가 있던 어느 날 1차가 끝나고 2차를 자기의 집으로 가자며 제 손을 잡고 이끌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주변 선배들을 쳐다보았고 선배들이 '저희도 교수님 집 가고싶어요'라며 함께 올라가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습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제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조민기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되었고 맨정신의 저,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습니다. 쇼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습니다. 소름이 끼친 저는 다리를 쇼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습니다.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전,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해서 제가 꿈을 꾼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확대해서 기억을 조작한건지 모르겠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제 동기 중 2명은 1학년때 조민기교수가 지도하는 공연팀의 스텝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 둘을 데리고 합숙을 하자며 장난식으로 말을 했고 동기들은 한학번 남자 선배 둘과 동행을 해서 총 5명이서 감자탕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연습 후 나눌 수 있는 공연준비 얘기 등을 하고 난 후 남자 선배 둘을 제외하고 저희 동기 둘만 차에 태우고 간 2차 장소는 호텔이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간 후 맥주를 마시다가 피곤하니 자자며 가운 차림으로 나온 조민기 교수를 보며 당시 신입생이었기때문에 그저 존경하던 교수님,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제 동기들은 벙쪄있기만 했습니다. 지갑도 없이 갔기 때문에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둘은 밤 내내 혹시라도 자면서 손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벌벌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습니다.
그에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습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소문에 그 누구보다도 빠릅니다.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입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입을 열면 논란을 키운다.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 여학생 성추행 의혹을 받는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의 이야기다. 조민기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정년트랙 부교수)을 사임한 가운데 자신을 향해 불거진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직접 심경을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민기는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과의 인터뷰에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며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도 “내 딸과 같이 너희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조민기가 입을 열수록 논란이 증폭된다. 소속사와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한 조민기의 말이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그가 20일 ‘뉴스룸’을 통해 전한 입장은 ‘비난의 불씨’가 됐다. 당시 조민기는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며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추가 폭로로 이어졌다.
조민기의 인터뷰를 참을 수 없었던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이자 연극배우 송하늘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그는 20일 밤 SNS 계정을 통해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학교 선·후배가 지난 수년간 겪어내야만 했던 모든 일들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 나는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나와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나서기 너무 두려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두렵지만 이 논란이 잠잠해지면 어디에선가 또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처럼 두려워하며 지낼 거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글을 적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민기 교수는 예술대학 캠퍼스 근처에 오피스텔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몇 번 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 워크샵이나 오디션, 연기에 관한 일로 상의를 하자는 교수의 부름을 거절 할 수 없었던 어린 학생들은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셨다. ‘안 가면 되지 않느냐’, ‘피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만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하거나, 선배를 통해 연락을 하거나, 함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해왔기에 결국은 그 자리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혼자 그 자리에 가지 않기 위해 학우들에게 연락해 동행하곤 했다. 친구와 같이 그 자리에 가는 것, 혼자 가지 않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선배들은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학과 내에서 조민기 교수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상황이 더욱 악화되자, 소속사가 진화에 나섰다. 우선 조민기의 차기작 OCN 새 오리지널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를 결정한 것.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소속사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이에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은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 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추가 폭로는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다. 게시판에 따르면 작성자는 “나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라며 “터질 것이 터졌구나 싶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다. 4년간 대학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 교수라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충격적인 2학년 재학 시절을 떠올렸다. 작성자는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됐다.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했고 맨정신의 나,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다”며 “소파에 앉아있는 날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내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 소름이 끼친 나는 다리를 소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나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나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민기를 향한 연이은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수사기관도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사를 시작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동아닷컴에 “조민기의 청주대 여대생 성추행 의혹을 내사 중이다. 온라인에 게재된 내용과 자료 등을 파악하고 있다.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관련 사실에 대해 아직 정확성을 파악하지 않은 만큼 학교 측 자료를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참고인 조사도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리 역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고소 등 수사기관에 직접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는 없다. 따라서 최대한 억울한 사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성추행 의혹의 진위를 떠나 교수직은 물론 배우로서 치명적인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된 조민기다. 과연 이번 일이 그가 처음 주장한 ‘음해’일지, 아니면 소름끼치는 진실일지 경찰 조사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다음은 22일 피해자라고 주장한 누리꾼 주장 전문>
저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
그리고 앞서 용기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입니다.
이틀간 올라오는 기사들을 모두 읽어가며 씁쓸함과 동시에 '터질 것이 터졌구나'라는 생각, 그리고 피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버젓이 공개되어 나가는 수많은 기사들에 걱정과 무서운 마음까지 참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입니다. 그 자리에 있진 않았지만 그간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하며 제가 봐온 조민기교수라면 사실이 확실합니다.
조민기교수가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여서' 가슴으로 연기하는 후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슴을 만졌다한들, 노래방에서 있었던 그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들 광경이 그저 힘든 두세달의 공연연습을 끝내고 마무리한 제자들을 격려해주기 위함이었다 한들 그 행위를 당한 사람이 느끼기에 그것이 성추행이고 모욕을 느꼈다면, 조민기 교수는 사과를 했었어야 했습니다. 그게 진정 모교의 후배를 생각하는 마음, 힘든 스케쥴을 소화해내며 후배들을 가르치고자 했던 진짜 교수님이었다면 말입니다.
1학년 아무것도 모르고 부푼 꿈만 안고 입학했을 때, 조민기 교수는 정말 멋진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워크샵을 지도할 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학생들을 대했습니다. 간혹 술자리를 가질때면 제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으며 깍지를 끼고 선을 넘나들 듯 교수로서 할수는 없는 너무나도 친밀한 스킨십을 해왔지만 군기가 바짝 들어있던 상태의 저는 그저 제가 너무 유난이고 예민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마주칠때면 너무나도 신사적이고 젠틀한 모습이었기에 때론 저 스스로 과장해서 생각한건가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학년 땐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었습니다. 그 팀안에는 당시 제 남자친구도 있기 때문에 스킨십 부분에서는 스스로 안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술자리가 있던 어느 날 1차가 끝나고 2차를 자기의 집으로 가자며 제 손을 잡고 이끌었습니다. 저는 재빨리 주변 선배들을 쳐다보았고 선배들이 '저희도 교수님 집 가고싶어요'라며 함께 올라가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습니다.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시 제 남자친구가 술에 이미 취해있는 상황에서 셋이서 교수님의 집에 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조민기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서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되었고 맨정신의 저, 그리고 술에 취해 흐린 눈으로 절 쳐다보는 조민기 교수만 남았습니다. 쇼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습니다. 소름이 끼친 저는 다리를 쇼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습니다.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전,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저를 대해서 제가 꿈을 꾼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확대해서 기억을 조작한건지 모르겠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제 동기 중 2명은 1학년때 조민기교수가 지도하는 공연팀의 스텝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연습이 끝난 후 둘을 데리고 합숙을 하자며 장난식으로 말을 했고 동기들은 한학번 남자 선배 둘과 동행을 해서 총 5명이서 감자탕집을 가게 되었습니다. 연습 후 나눌 수 있는 공연준비 얘기 등을 하고 난 후 남자 선배 둘을 제외하고 저희 동기 둘만 차에 태우고 간 2차 장소는 호텔이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간 후 맥주를 마시다가 피곤하니 자자며 가운 차림으로 나온 조민기 교수를 보며 당시 신입생이었기때문에 그저 존경하던 교수님, 연예인으로만 생각했던 제 동기들은 벙쪄있기만 했습니다. 지갑도 없이 갔기 때문에 나올 수도 없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채 둘은 밤 내내 혹시라도 자면서 손이 올라오지는 않을까 벌벌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습니다.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습니다.
그에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습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습니다. 현장에 나가면 더더욱 좁습니다. 한다리 건너면 다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소문에 그 누구보다도 빠릅니다.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하여,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 뿐입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졸업 후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진실되게 연기하며 노력하는 후배들의 앞날에 큰 누를 끼친 것을, 현재 재학중이며 당장 며칠 뒤 수업을 들어야하는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