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라(앞쪽)는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 무대에서 한복을 입고 ‘홀로 아리랑’으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쳐 온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은정과 김아랑에게도 방송가의 뜨거운 러브콜이 이어질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패러디 양산한 컬링 김은정도 섭외 1순위
역경 딛고 금메달 딴 김아랑 도전도 주목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등장하고,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거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명장면이 나오고,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선수들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평창올림픽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이들에게 국민적 관심과 응원, 격려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방송가도 새롭게 탄생한 ‘올림픽 스타’들에게 주목하기 마련.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의 김은정, 여자 쇼트트랙 김아랑, 피겨스케이팅 민유라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방송가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을 ‘깜짝 스타들’이다.
● 김은정의 ‘영미 활용법’이라면 시청률은 떼 놓은 당상
‘안경 선배’로 불리는 컬링 대표팀 김은정에게 쏠린 관심은 신드롬 수준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영미’를 애타게 외치는 그의 모습은 많은 패러디물을 만들어냈다. 김은정이 ‘영미∼’ ‘영미야∼’ ‘영미영미영미∼’ 등 김영미(리드)를 부르는 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지시)가 담긴 데 착안한 ‘영미 활용법’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경기 내내 무표정한 김은정의 얼굴도 다양한 패러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을 만들어낸 김은정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 좋은 방송인들과 어우러진다면 시청자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 더욱이 척박한 환경에서 어렵게 연습해 세계 강호들을 연이어 격파한 ‘성공 신화’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도 충분하다.
컬링 여자대표팀 김은정 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컬링대표팀 구성원 5명 중 4명이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출신이고, 모두가 김씨여서 ‘의성 마늘 자매’ ‘김시스터스’로 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로이터, 가디언 등 해외 유수 매체들을 한국여자컬링대표팀을 ‘갈릭 걸스’라 칭하며 센세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 ‘미소천사’ 김아랑의 반전 스토리도 토크 소재
한국 여자쇼트트랙 김아랑도 아름다운 미소와 ‘맏언니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어 방송가의 섭외 1순위가 될 전망이다. 17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1위로 들어온 최민정에게 다가가 환한 미소로 축하해주고, 20일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확정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동생들에게 1위 시상대에 서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는 모습에 ‘미소천사’ ‘국민언니’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며느리 삼고 싶다’는 댓글도 잇달았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김아랑 선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아랑이 지난해 1월 동계체전 경기 중 다른 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뺨을 5cm가량 베이는 상처를 입고 한동안 트라우마로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사연도 알려지면서 그의 긍정적인 면모가 더욱 부각됐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심석희 최민정 등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김아랑의 반전 드라마도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과정은 방송 토크쇼 측이 충분히 관심을 둘 소재다. 아울러 김아랑은 맏언니로서 쇼트트랙 대표팀에 관한 다양한 뒷이야기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민유라의 ‘뜨거운 대한민국’, 가슴 뭉클한 스토리텔링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 ‘홀로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한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는 ‘감동 스토리’로 주목받을 스타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사람’이라는 자부심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기어코 ‘아리랑’을 울리게 한 사실은 국내 시청자들에게 가슴 벅찬 감동을 자아냈다. 피겨스케이팅은 음악에 잘 어우러지는 표정연기가 중요한데도 심사위원들에게 생소한 ‘홀로 아리랑’을 사용하고 한복을 입고 스케이팅에 나선 그의 의지와 노력은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훈련을 위해 매년 2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후원이 없어 자비로 훈련비를 마련해온 사실이 알려지자 이들의 후원 계좌엔, ‘홀로 아리랑’이 울려 퍼진 20일 이후 사흘 만에 6만 달러가 모였다. 민유라는 이 후원금으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한 훈련비용으로 쓸 예정이다. 민유라가 ‘흥유라’로 불릴 만큼 끼도 많은 것도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로 제격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