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심찮게 들려오는 학교폭력에 대한 뉴스는 청소년이 저질렀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악스럽다. 그런 학교폭력의 실체가 영화 ‘괴물들’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졌다. ‘괴물들’은 관객들에게 어떤 여운을 남기는 영화로 남게 될까.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괴물들’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주연배우 이원근, 이이경, 박규영, 오승훈 그리고 연출을 맡은 김백준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이원근은 “역할을 연기 하면서 최대한 연약해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살을 빼고 촬영에 임했다”고 이번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을 언급했다. 또 그는 “영화가 무겁긴 하지만 촬영할 때는 치열하게 촬영했다. 그런 무거운 장면을 촬영 할 땐 악몽을 꿨다. 감독님께 힘들다고 말씀을 드렸다. 액션이 있고 합을 맞추다 보니, 간단할 거라 생각했다. 나는 가만히 있으면 되지만 합을 틀리고 겁을 먹어 해서 이경이 형이 굉장히 고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센 이미지가 없어서 도전의식이 들었다. 그런 장면에서 너무 힘들었던 건, 원근 씨가 너무 안쓰러웠다. 너무 추운데 교복 하나 입고 끌려다니는 게 안타깝기도 했다. 내가 평소에 담배를 펴본 적이 없는데, 이번 촬영 하면서 처음으로 도전해봤다.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이이경은 이번 영화에서 악역을 담당한 것에 대해 “재작년 말부터 촬영을 했던 걸로 알고 있다. 악역을 하고 싶었던 부분이 컸다. 지금은 비록 재밌는 캐릭터를 하고 있지만, 그 당시엔 악역에 끌렸다. 또 마지막으로 교복을 입어보고 싶었다. 10대 악역에 강하게 끌렸다”며 “악역이라도 순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평상시에도 자그만 순수함이 있고, 집에서의 행동과 친구들과의 행동, 서열에 따른 행동이 10대 때 가장 다른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백준 감독은 이번 영화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부분에 대해 “모방의 위험성이 제일 걱정됐다. ‘괴물들’이 선정성 빼고는 위험성을 받았다. 조금 내려서 15세로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욕, 폭력 이런 것들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했던 거였는데 심의에 엄격한 잣대에 걸려서 잘 안 되겠더라. 15세 관람을 위해 띄어내더라도,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 있었다. 설정을 바꿀 수가 없어서 등급을 위해서 뭘 손 댈 수가 없겠더라. 그 부분은 포기를 한 상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 그는 “두 번째 작품의 편집을 하다가 6, 7년 전에 아이가 일기를 써놓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그걸 보고 요즘 아이들의 폭력이 이렇게까지 갔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두 번째 작품의 편집을 끝냈다. 그러면서 ‘괴물들’을 준비하고, 오늘 선을 보이게 됐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김백준 감독은 “원근 씨를 영화 제작사 대표님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다. 사실 이전엔 그 배우들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건네고 같이 만났다. 원근 씨는 키가 크지 몸의 선이 얇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부분을 잘 그려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들어서 작업을 하게 됐다”고 이원근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말했다.
또 감독은 “영화를 통해 아이들을 위로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하라고 말하기에는 결론 내리기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의 결과가 내가 연출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운 위로가 아닐까 싶다. 단순한 쾌감을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빈번하더라. 굉장히 가볍지만 잔인한 폭력을 휘두르는 캐릭터로 설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괴물들’에 출연한 배우들의 학창시절은 어땠을 까. 이에 대해 이원근은 “학창시절에 친구들과 크게 어울림 없이 실습실에서 쇳가루를 묻히면서 쇠를 깎고 있었다. 학창시절에 조용했다. 축제를 간다거나 그러지도 않았고, 할아버지처럼 힘없이 다녔다”고 말했고, 이이경은 “검정고시 출신이다.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우울증에 걸려서 학교를 나오게 됐다. 18살 때부터 노량진 옥탑방 생활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박규영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했다. 체육대회 때도 열심히 뛰어나니고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말했고, 오승훈은 “나는 상고를 나왔다. 농구선수 생활을 했다.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박규영은 첫 스크린 데뷔에 대해 “영화 첫 촬영이 ‘괴물들’이었다. 스크린으로 내 모습을 크게 처음 봤다. 이렇게 큰 화면에서 내 얼굴이 나오면 어떤 느낌일까 긴장했다. 막상 보고 질의응답도 할 수 있어서 벅차면서 후련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까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청춘 느와르다. 오는 3월8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