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있었다” 오달수 ‘미투’ 피해자 등장

입력 2018-02-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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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달수. 동아닷컴DB

“댓글로 피해 알렸지만 무서워서 지워”
‘자진신고’ 최일화도 추가 폭로 잇따라


연예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가운데 연이어 충격적인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성폭력 여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배우들의 반박이 나온 직후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여성들의 구체적인 고백이 뒤따르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배우 오달수가 21일 처음 불거진 성폭력 의혹에 대해 26일 “결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성추행을 넘어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추가로 나왔다. 1990년대 오달수가 연출한 연극 ‘쓰레기들’에 출연한 배우라고 밝힌 한 여성은 26일 오후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오달수는)높은 선배였고 잠시 이야기하자고 나를 여관으로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년 전 여성단체를 통해 심리상담까지 받았다”며 “인터넷 댓글로 피해를 처음 알렸지만 무서워서 지웠다”고 밝혔다.

스스로 과거 성추행 가해자임을 고백한 배우 최일화. 동아닷컴DB


오달수의 해명이 나온 직후 제기된 추가 폭로로 인해 논란은 물론 ‘미투’ 운동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날 배우 최일화 역시 ‘미투’의 가해자로 지목됐기 때문. 그는 온라인 등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먼저 과거 성추행 전력을 ‘자진신고‘했다. 그러면서 출연을 앞둔 MBC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하차와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알린 뒤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하지만 최일화 역시 ‘자진신고’ 직후 성추행을 넘어서는 “성폭행” 증언이 추가로 폭로됐다. 과거 극단 신시에서 활동하며 최일화로부터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 여성이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 여성은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최일화가)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 길에 쓰러졌다”며 “이후 극단을 나와 은둔생활을 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미투’ 운동이 연예계는 물론 문화예술계와 종교계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곪을 대로 곪아 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었던 문제가 이 시기에 터져 나왔다”며 “사법당국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호응해 적극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이날 ‘미투’ 가해자로 의심되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 상황을 알리며 “19명 가량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혀 사법처리 가능성을 높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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