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법적책임 회피않겠다” 조민기 입장 변화…경찰 “소환 계획”

입력 2018-02-27 15: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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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책임 회피않겠다” 조민기 입장 변화…경찰 “소환 계획”

배우 조민기(본명 조병기)가 성추행 의혹(성추문)에 공식사과한 가운데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충북지방경찰청 측은 27일 동아닷컴에 “다수의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그리고 빠르면 내달(3월) 초 조민기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한 경찰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수사에 적극적이다.

그런 가운데 연일 폭로가 이어지자, 조민기는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다. 조민기는 이날 전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것이 내 불찰이고 내 잘못이다. 나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내 잘못에 대하여 법적·사회적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치다보니 잠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사죄한다. 늦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남은 일생동안 내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 앞으로 헌신과 봉사로써 마음의 빚을 갚아나가겠다. 거듭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전했다.

앞서 음해라고 주장하던 조민기는 결국 ‘백기’를 든 것. 그는 조민기는 앞서 20일 JTBC ‘뉴스룸’을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며 “노래방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1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10’에서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내가 팔자에도 없는 교수한답시고 앉아 있으면서 1학기 때부터 시작해서 2학기 때까지 오는 게…. ‘아, 이제는 나 하나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족까지 다치겠다’ 싶어 진술서를 쓰면서 1차 사표를 제출했다”며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같은 날 ‘뉴스룸’에서도 “내 딸과 같이 너희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상황은 악화됐다. 그가 입을 열수록 청주대학교(이하 청주대) 연극학과 출신들의 폭로가 이어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 측은 조민기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그를 의원면직하기로 했다. 이어 정성봉 청주대 총장과 교수평의회가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학생들과 지역사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청주대 연극학과 2011학번 재학생과 졸업생 38명은 24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동문에게 고통을 안겨준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다”며 “피해 사실을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등한시했던 지난날의 우리는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였음을 고통스럽게 시인하며, 다시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충북 YWCA 여성종합상담소, 청주여성의전화 등 충북 20여 개 여성단체는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주대는 조민기의 성추행 사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피해자 전수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사면초가에 직면한 조민기. 연일 쏟아지는 폭로 속에 그가 과연 어떤 법적, 도의적 행동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편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미투 운동’(Me Too Campaign/Me Too Movement, 해시태그로 #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활발하다. 그 과정에서 조민기를 물론 조재현, 최일화, 한명구 등이 성추문을 인정하고 공식사과했다. 그 밖에 어떤 이가 또 ‘미투 운동’을 통해 추악한 과거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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