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천만요정의 후폭풍…오달수 사과→늪에 빠진 차기작들

입력 2018-02-28 18: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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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이슈] 천만요정의 후폭풍…오달수 사과→늪에 빠진 차기작들

배우 오달수가 성추문 논란과 관련해 두 번째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26일 발표한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입장은 “모두 내 탓”이라는 사과문으로 바뀌어 있었다.

오달수는 이달 중순 이윤택 연출가와 관련 기사에 달린 익명의 댓글로 인해 성추문에 휩싸였다. 해당 댓글의 누리꾼은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 명인 오모 씨.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영화배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90년대 부산 ㄱ극단의 단원으로 초성이 ‘ㅇㄷㅅ’라는 정보가 더해졌다. 오달수의 실명은 21일 기사화됐고 일파만파 퍼졌다.

오달수는 실명이 공개된 지 엿새 만인 26일 첫 번째 공식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뒤늦게 입장을 발표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촬영 막바지인 영화 현장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에서는 “오달수가 연희단거리패 소속이던 시절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A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27일에는 연극배우 엄지영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면서 오달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오달수가 출연하기로 했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 측은 27일 “오달수가 제작진과의 협의를 거쳐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악화되자 오달수의 소속사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는 28일 오후 다시 입장을 발표했다. 오달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에 일들은 모두 내 잘못이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 나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전부 내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기억이 선명하지 않았기에 과거를 돌아보고 당시 지인들에게 물어봤다고 고백했다. 오달수는 “이런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에 대해 어떤 비난이라고 감수하겠다. 잘못했다”고 말했다. 성급했던 첫 번째 입장에 대한 사과였다.

오달수는 피해자 A씨와 엄지영에게 차례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가 성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도,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A씨와의 일은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엄지영에게는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주겠지만 가슴 아프고 답답하다. 그러나 나에게 주는 준엄한 직책으로 받아들이겠다. 부디 마음 풀어주고 건강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오달수는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내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 그 동안 내가 받기 과분할 정도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 다시 한 번 거듭 죄송하다”는 사과로 입장을 마무리했다.

심경 고백은 있지만 성추행과 관련해서는 인정도 부인도 없는 공식입장. 오달수의 소속사 관계자는 동아닷컴의 추가 입장 요청에 “해당 입장의 내용으로만 봐 달라. 이 입장이 우리에게는 가장 명확한 것이고 사실”이라면서 난감해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서도 “작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에서 판관 역할을 맡은 오달수.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발표된 오달수의 차기작은 총 다섯 편이었다.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27일 하차했다. 해당 역할은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문래동 카이스트’로 사랑받은 박호산으로 대체됐다. 남은 네 편은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 ‘신과함께2’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웃사촌’ ‘컨트롤’이다. 열심히 다작해온 ‘천만요정’의 논란이 여러 작품에 후폭풍을 미치게 됐다.

‘신과함께2’의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오달수의 분량은 편집 혹은 재촬영을 검토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달수의 부인을 기다리던 다른 작품들도 분량을 놓고 고심 중이다. 특히 나머지 세 작품은 오달수가 주연으로 비중 있게 출연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 ‘이웃사촌’의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측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네 작품 모두 개봉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신중하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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