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나라, 신화의 나라로! 뻔한 여행은 가라…코카서스 3국 여행

입력 2018-03-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짙푸른 하늘과 만년설에 덮여 있는 해발 5047m의 카즈베크산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자리잡은 조지아 게르게티 성삼위일체성당. 웅장하면서 신비로운 대자연과 14세기에 세워져 600년이 넘는 세월의 자취가 살포시 내려앉은 성당의 모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아르메니아가 있는 코카서스(현지명 캅카스)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교차하고 초기 기독교의 귀한 문화유산이 많은 유럽의 보석 같은 지역이다. 사진제공|조지아 관광청

짙푸른 하늘과 만년설에 덮여 있는 해발 5047m의 카즈베크산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자리잡은 조지아 게르게티 성삼위일체성당. 웅장하면서 신비로운 대자연과 14세기에 세워져 600년이 넘는 세월의 자취가 살포시 내려앉은 성당의 모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아르메니아가 있는 코카서스(현지명 캅카스) 지역은 유럽과 아시아의 문화가 교차하고 초기 기독교의 귀한 문화유산이 많은 유럽의 보석 같은 지역이다. 사진제공|조지아 관광청

■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유럽의 비경…코카서스 3국 여행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야나르다그 언덕의 가스 불꽃 장관
메이든 타워 등 세계문화유산 가득

‘신화의 나라’ 조지아
아르고호 타고 황금 양털 찾던 왕국
프로메테우스 벌 받던 카즈베크 산

‘기독교 유적’ 아르메니아
노아의 방주 머물렀던 성경 속 나라
대성당 박물관엔 예수 찌른 창 보관

최근 유럽에서 보석같은 명소로 새롭게 주목받는 곳이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있는 ‘코카서스(Caucasus)’ 지역이다. 코카서스는 영어명이고, 다르게는 ‘캅카스(Kavkaz)’로 부른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산악 지역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 문화를 자랑하는 세 나라, ‘아제르바이잔’, ‘조지아(그루지아)’, ‘아르메니아’가 있다.

뻔한 코스와 일정,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으로 연일 북적거리는 기존 유럽 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여행의 감동을 줄 수 있는 지역이다.

‘건축의 나라’로 불리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셰키의 셰키 칸 여름 궁전 창문.

‘건축의 나라’로 불리는 아제르바이잔에서도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셰키의 셰키 칸 여름 궁전 창문.


●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아제르바이잔의 별칭은 ‘불의 나라’다. 지하에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자연 발화 불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원 개발로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야나르다그 언덕에 가면 10m 폭으로 타오르는 불꽃을 볼 수 있다.

수도 바쿠에는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멋진 건축물들이 많다. 불 기둥을 형상화한 플레임 타워,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헤이다르 알리예프 문화 센터, 반쯤 풀린 카페트 모양을 한 카페트 박물관 등이 대표적이다.

건축의 나라답게 고대 건물들도 잘 보존하고 있다. 바쿠 구시가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메이든 타워가 대표적이다. 바쿠 외각에서는 셰키 칸의 여름 궁전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고부스탄은 기원전부터 중세 시대에 걸쳐 조각한 암각화로 유명한데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귀한 유물이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의 전설이 담긴 조지아 츠할투보에 있는 프로메테우스 동굴.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의 전설이 담긴 조지아 츠할투보에 있는 프로메테우스 동굴.



● 신화의 나라, 조지아

누군가는 우스개 소리로 ‘캔 커피 브랜드 아냐’라고 할 수도 있고, 레이 찰스의 노래 제목에 등장하는 미국의 남부 주를 떠올릴 수도 있다. 예전에는 그루지아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나라다. 문화와 역사적으로는 동유럽권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아시아에 더 가깝다. 뛰어난 풍광과 온화한 날씨 덕분에 소련 시절부터 공산당 고위층의 별장지로 사랑을 받아 왔다.

이곳에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은 사람이라면 가슴 설렐 명소들이 있다. 이아손이 아르고호를 타고 황금 양털을 찾아 원정을 떠났던 콜키스 왕국이 바로 조지아다. 해발 5047m의 카즈베크 산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죄로 벌을 받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츠할투보에 있는 프로메테우스 동굴도 역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오랜 기독교 국가답게 기독교 문화도 많다. 바르지아 동굴 수도원은 250개의 동굴들로 이뤄진 독특한 구조가 유명하다. 수도 트빌라시는 구시가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유력할 정도로 풍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도시 한 가운데에 유서 깊은 온천도 있고, 야경이 멋진 나리칼라 요새도 유명하다.

흑해와 맞닿은 바투미는 유럽식 건물들과 독특한 조각상들이 눈길을 끄는 요즘 유럽에서 가장 각광 받고 있는 휴양지다.

오래된 수도원이 많아 기독교의 나라로 불리는 아르메니아에서도 해발 1900m에 위치해 세반 호수와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으로 꼽히는 세바나방크 수도원.

오래된 수도원이 많아 기독교의 나라로 불리는 아르메니아에서도 해발 1900m에 위치해 세반 호수와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으로 꼽히는 세바나방크 수도원.



● 기독교 유적과 브랜디, 아르메니아

기독교 역사와 떼어 놓을 수 없는 국가이다. 이곳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아라라트 산은 성경에서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던 곳이고, 서기 301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정한 곳도 아르메니아다. 그래서 대부분 명소나 유적이 기독교와 관련이 깊다.

코르 비랍 수도원은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로 국교를 정하는데 영향을 미친 성 그레고리의 유물로 유명하다.

아르메니아의 기독교는 아르메니아 정교로 불리는데 본산이 에치미아진이다. 아르메니아 정교의 바티칸인 에치미아진에는 성 그레고리가 세운 첫 아르메니아의 어머니 교회인 에치미아진 대성당이 있다. 특히 이곳 성당 박물관에는 로마 병사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옆구리를 찌를 때 사용했던 창, 일명 롱기누스의 창이라고도 불리는 성물이 있다.

해발 1900m에 있는 세바나방크 수도원은 코카서스 지역에서 가장 큰 호수로 필수 관광코스인 세반 호수의 정경에서 빠지지 않는 명물이다. 수도 예레반에는 근엄한 얼굴로 큰 칼을 들고 있는 어머니 아르메니아 상이 있다.



● 조지아 관광청이 추천하는 코카서스 3국 여행

스포츠동아와 조지아 트래블 그룹 코리아가 공동기획한 ‘코카서스 3국 10일 여행’은 세 나라의 매력을 고루 즐겨볼 수 있는 일정이다. 3월29일 출발해 4월7일 귀국하는 9박10일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거쳐 아제르바이잔 바쿠 공항에 도착하면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된다. 바쿠에서는 메이든 타워, 쉬르반샤 궁전과 구 시가지를 돌아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부스탄을 돌아본다. 다음 날에는 사마키의 에디 굼바즈 능과 셰키의 여름궁전과 알바니안 교회 등을 관광한다. 4일째는 조지아로 이동해 시그나기 코카서스 산맥, 보드메 수도원을 거쳐 수도 트빌라에서 묵는다. 5일째부터 3일간은 조지아 관광으로 트빌라시 시티투어, 구시가지, 므츠헤타와 스페티호밸리 성당, 카브베기의 게르게티 성삼위일체교회, 아나우리 요새 등이 주요 코스다.

7일째는 아르메니아로 넘어가 아흐파트 수도원, 사나힌 수도원, 베만방크 수도원, 게하르트 수도원, 코트 비랍 등을 돌아본다. 9일째는 신의 어머니 교회로 불리는 에치미아진 대성당을 방문하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코카서스 3국 10일 여행’은 329만원으로 전 일정 왕복 항공, 호텔 숙박(2인1실), 전용차량 이동, 식사비용, 관광지 입장료, 여행자 보험, 한국어 가이드 등이 포함됐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