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작 영화화 열풍, 한국소설로 이동

입력 2018-03-1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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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작가의 소설 ‘7년의 밤’-장강명 작가의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왼쪽부터). 사진제공|은행나무·예담·민음사

일본 원작의 영화화 바람에 이어 국내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 삼은 영화들이 관객을 찾아간다. 시대를 반영한 이야기, 탄탄한 서사로 쌓아올린 뭉클한 이야기가 영화로 재탄생하는 셈이다.

28일 개봉하는 ‘7년의 밤’을 시작으로 장강명 작가의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등이 잇따라 영화로 만들어진다. 저마다 탄탄한 독자층을 가진 베스트셀러로, 활자에 머물던 이야기가 살아있는 영상으로 완성되는 데 따른 관심이 상당하다.

베스트셀러의 영화화가 속도를 내는 상황은 최근 일본 원작이 토대인 영화들의 잇단 등장과 맞물려 관심을 집중시킨다. 일본 소설이 원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동명 만화를 옮긴 ‘리틀 포레스트’ 등의 작품이 탄탄한 완성도를 갖추면서 ‘원작의 힘’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설의 영화화 움직임을 시작하는 ‘7년의 밤’(감독 추창민·제작 폴룩스바른손)은 누적판매 50만부를 기록한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서 가장 사랑받은 소설로 꼽히는 작품으로 영화화가 결정된 때부터 기대가 집중됐다.

영화 주연은 장동건과 류승룡. 우발적인 사고로 살인을 저지른 뒤 점차 파멸해가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향해 스스로 마음에서 사형선고를 내리는 아들, 그리고 7년간 그 아들을 쫓는 또 다른 남자가 벌이는 이야기를 스릴러와 서스펜스 장르 안에 녹여낸다.

연출을 맡은 추창민 감독은 “그간 연출한 작품이 성선설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엔 인간의 다른 본성에 대해 그리고 싶었다”며 “성악설, 피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추창민 감독은 앞서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1200만 관객의 선택을 이끌어낸 실력자다.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후반작업을 진행,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계 안팎의 기대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영화 ‘7년의 밤’의 한 장면들. 사진제공|폴룩스(주)바른손



● 시대 담은 소설…영화화 착수

허구의 이야기인 소설은 때때로 그 시대를 담아내는 ‘창’으로 통한다. 최근 출판계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두 명의 작가의 소설이 연이어 영화화 되는 배경 역시 시대와 공감하려는 영화 제작진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장강명 작가는 현재 가장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소설가. ‘댓글부터’부터 ‘표백’까지 영화 소재로도 충분한 여러 소설 가운데 최근작인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 먼저 영화로 만들어진다. 영화 ‘신과함께’를 통해 기획력을 과시한 덱스터필름이 지난해 판권을 구입해 현재 시나리오 작업 등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북한의 실상을 담아내는 작품이다. 특히 한반도 주요 화두인 통일을 단지 장밋빛 미래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들어선 북한에 마약상이 창궐하는 등 북한의 어두운 미래를 담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미회담 등 최근 잇따라 나오는 북한을 둘러싼 긴박한 변화의 흐름 속에 ‘우리의 소원은 전쟁’의 영화화는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시대 30대 여성의 삶을 리얼하게 담은 소설 ‘82년생 김지영’ 역시 영화화 준비에 한창이다. 이름처럼 평범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반추하는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로 얻은 인기를 넘어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내온 작품이다.

최근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더 주목받는 여성의 삶,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에서 여성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고민을 갖는지 담담하게 내보이는 작품의 매력을 영화가 어떻게 표현할지도 관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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